청와대 앞에 선 세월호 유가족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입력 2017-05-15 12:44 수정 2017-05-15 12:45
미디어몽구 트위터 캡처.

세월호 유가족에게 새 정부 출범을 실감케 하는 사진이 공개됐다. 참사 직후인 2014년 5월 초부터 금지된 구역이었던 청와대 앞이 유가족들에게 열린 것이다.


14일 밤 1인미디어 미디어몽구는 세월호 희생자인 최성호 학생 어머니가 보내온 사진을 SNS에 올렸다. 최군 어머니가 청와대 앞에서 청와대 본관을 바라보는 모습을 찍었다. 미디어몽구는 “누구도 건드리지도 않고 묻지도 않는 평화로운 모습에 만감이 교차했다. 믿기지가 않아 누가 감시하나 계속 뒤를 돌아봤다”는 최군 어머니의 소감을 전했다.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5월 초 아이들의 영정을 든 유가족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행진하다 청와대 앞에서 경찰에 제지당했다. 이후 이곳은 유가족들에게 금단의 구역이 됐다.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시민들의 촛불이 타올랐을 때도 세월호 유가족들은 접근할 수 없었다.

사상 최대 규모인 232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지난해 12월 3일 처음으로 청와대 앞 100m 지점까지 행진이 허용됐다. 3년이 훨씬 지나서야 접근할 수 있었던 청와대 100m 앞에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맨 앞에서 있었다.

미디어몽구 트위터 캡처.

100m 앞에서 멈춰 섰던 최군 어머니는 청와대 입구에서 사진을 찍으며 “변화가 확 느껴진 행복한 시간이었다”라고 했다.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촬영한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그는 “경찰에 연행되고 물대포에 최루액까지 맞았지만 끝내 가보질 못했던 분수대 앞을 자유롭게 다니니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세월호 유가족이 보내온 사진은 트위터에서 3000회 넘게 리트윗 되며 엄청난 공감을 얻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조치는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착착 진행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튿날 사건 재조사를 지시한 데 이어 스승의날인 15일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기간제 교사들에 대한 순직 인정을 지시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