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한 이용자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폭발물 테러 예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15일 협박 혐의로 A씨(20)를 임의 동행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제19대 대통령선거 사흘 뒤인 지난 13일 밤 9시36분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주갤)에 ‘종북 빨갱이 문재인 처단한다’는 제목으로 청와대 야경 사진과 휴대용 가스통을 손에 쥔 사진을 올려 테러를 예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자신의 테러 계획을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와 비교하면서 “나도 가스통을 던지고, 서울에서 테러가 일어나면…”이라고 적었다. A씨의 글은 수만 건의 조회수와 수백 건의 댓글 수를 기록했고, SNS로까지 옮겨졌다. 이 글은 현재 삭제됐다.
경찰은 지난 14일 오후 2시 군산 자택에 있던 A씨를 붙잡아 임의동행했다. 테러에 활용할 만한 흉기나 화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장난으로 적은 글이었다. 실행할 계획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를 조사한 뒤 귀가 조치했다.
주갤은 주식과 관련한 정보와 소문을 다량 수집할 수 있어 많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방문하는 커뮤니티다. 주갤 이용자들은 인터넷상에서 ‘주갤럼’으로 불린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국회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비선 실세’ 최순실씨를 “모른다”고 부인했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제 보니 이름을 못 들었다고 할 수 없다”고 실토하게 만든 결정적 증거 역시 주갤에서 나왔다.
주갤 이용자들은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곧바로 이어진 대선에서 여러 정당 후보들 진영으로 나뉘었다. 문 대통령이 당선된 뒤부터 반정부적 게시글도 올라오고 있다. A씨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테러를 예고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일정한 직업을 갖지 않은 무직 상태였다. 특수 훈련을 받거나 테러 장비를 구입하지 않았다”며 “신고를 접수한 관할서에서 A씨에 대한 조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