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유시민씨가 새로 출범한 문재인정부에서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를 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애도가 끝나지 않은 상태로 공권력을 갖게 되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 사실을 알기에 자신을 부르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유 작가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를 앞두고 지난 13일 봉하마을을 찾았다. 이곳에서 팬클럽 회원 450여명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이 같이 말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고 운을 뗀 뒤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깜깜이 기간 동안 여론조사 자료를 받아봐 문재인 대통령이 500만표 이상으로 이길 거라 봤다. 그래선지 개표 때 긴장감이 없었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또 “노 전 대통령이 봤다면 ‘아, 기분 좋다’고 했을 것 같다”며 그리워했다. 청와대 참모진에 대해 언급한 유 작가는 “지금까지 청와대 인사는 증세 없는 안구 정화 복지다. 돈 안 들이고 국민을 흐뭇하게 해주는 풍경”이라고 호평했다.
박근혜정부와 문재인정부를 재치 있는 입담으로 비교해 청중을 웃기기도 한 유 작가는 “박근혜씨는 거기 살기만 했지 국가 운영을 안 해봤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여민관에서 그 때(참여정부) 하던 그대로 하고 있다. 다 하던 건데 새로운 것처럼 보이는 건 그동안 대한민국이 비정상이었음을 증명해준다”고 분석했다.
유 작가는 정치권 진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나를 부르지 않을 것이다. 왜 안 하려 하는지 알기 때문”이라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애도가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 8년간 노 대통령이 한 번도 제 꿈에 나타나지 않았다. 박근혜도 몇 번 나왔는데..”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애도기간이 끝나지 않아 아직까지도 원망이나 미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있다”고 한 유 작가는 “이런 상태에서 공권력을 다루는 자리로 가면 나도 행복하지 않고, 다른 사람도 행복하기 어려우며, 문 대통령도 좋은 정치를 펼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작가는 문 대통령 당선 이후 문자메시지조차 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자칫 ‘비선’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어서라고 전했다. '진보 어용 지식인'이 되겠다는 다짐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앞서 유 작가는 지난 5일 인터넷 방송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공무원이 될 생각은 없다. 진보 어용 지식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정부를 적극 옹오하면서 때론 비판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