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89) 연세대 명예교수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쓴 글에서 "임기가 끝나도 절대 자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앞으로 많은 고비가 있을 텐데 포기하지 말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그런 뜻을 굳이 '자살'이란 단어에 담아야 했느냐는 논란이 예상된다. 그는 2009년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전 한 월간지에 '대통령 자살'을 언급하는 글을 써 논란이 됐었다.
김동길 명예교수는 11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문재인에게 바란다'라는 제목의 글을 공개했다. 글은 자신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한 번도 대통령 칭호로 붙이지 않았다는 얘기로 시작한다.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불러야 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하는 이들에게 "노무현이라는 이름 뒤에 대통령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데 나더러 어쩌라는 것인가"라고 오히려 반문했다고 김동길 교수는 적었다.
김동길 명예교수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라고 했다. 그는 "내가 그(노무현 전 대통령)를 그렇게 대하는 줄 알면서도 '노무현 대통령'은 나에게 나쁜 말을 한마디도 안 했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예를 든 '나쁜 말'은 "저 늙은이가 제정신인가"였다.
그러면서 김동길 명예교수는 "나는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의 직무를 시작하자마자 그를 문재인 대통령으로 부른다. 내가 문 대통령에게 당부하는 것은 한 가지"라면서 아래와 같은 말을 남겼다.
"임기가 끝나도 자살하지 마시오"라는 이 한 마디뿐입니다. (김동길 명예교수의 글 中)
김동길 명예교수는 "앞으로 죽고 싶은 고비가 많을 것"이라며 "그래도 문재인 대통령, 포기하지 마세요. 임기가 끝나도 자살하지 마시오"라고 적었다.
김동길 명예교수는 2009년 검찰 수사에서 뇌물 수수설을 부인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월간조선 2009년 5월호에서 "노무현은 정말 설 자리가 없다. 그에게는 '나는 간다. 맘대로들 해라'는 내용의 유서나 한 장 남기고 장자연처럼 목을 매거나 일본의 사무라이처럼 배를 가를 용기도 없는 것이 분명하다"라고 썼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5월 23일 서거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