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문재인정부 출범 5일 만인 14일 탄도미사일 도발을 전격 감행했다. 확인된 사거리에 비해 이례적으로 장시간 비행했다. 북극성 2형 고각발사에 성공했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전 5시27분 평안북도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비행거리는 약 700㎞"라고 밝혔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은 지난달 29일 이후 15일 만이다. 북한은 당시 평안남도 북창 일대에서 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최대 고도 71㎞까지 솟구쳐 오른 뒤 공중폭발했다.
군 당국은 비행고도·최대사거리·방위각 등을 종합해 미사일의 종류와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 발사장소가 평안북도 구성시 인근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최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고체연료 기반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코드명 KN-15)일 가능성이 우선 제기됐다. 북한은 지난 2월12일 평북 구성 방현비행장에서 북극성 2형을 발사했었다. 당시 북극성 2형은 최대 550㎞를 솟구쳐 500㎞를 날아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미군 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30분가량 비행했다고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도 같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이같은 결과가 북극성 2형 고각발사 성공에 따른 것이라면 5,500㎞ 이상의 장거리 ICBM과 ICBM급의 대기권 재진입 실험 병행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2월12일 발사에 성공한 북극성 2형의 추가발사 형태의 가능성이 있다"며 "2월 발사 당시 북극성 2형의 최대사거리는 2000㎞로 추정됐는데 이는 미국 괌 기지를 타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북한이 우선은 괌 타격권을 염두에 두고 북극성 2형의 추력을 높여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사한 미사일의 최대고도를 2월 성공 발사 당시 고도인 550㎞로 가정하고, 700㎞를 날아갔다고 한다면 최대사거리는 3,000~3,500㎞로 괌 타격이 가능한 수준이지만, 30분 비행을 염두에 둘 경우 5,500km 이상 ICBM뿐만 아니라, ICBM급의 대기권 재진입 실험 병행도 가능하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더불어 북한이 김일성 탄생(태양절) 10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단 추진체의 시험발사일 가능성, 또는 새로운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을 가능성 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김 교수는 "ICBM의 초기 비행 테스트성 발사일 수도 있다"며 "1단 추진체만 점화시킨 상태에서 700㎞를 날아갔다면 2~3단을 모두 점화할 경우 사거리 1만㎞ 정도의 ICBM급 미사일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