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선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유세현장에서 흉기를 소지해 경찰에 연행된 A(55·여)씨와 B(29·여)씨 모녀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모녀가 칼을 든 모습을 본 목격자가 없고 땅에 떨어진 칼만 발견 된 것. 모녀가 주장하는 칼 사용처인 재실도 실제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경찰이 사건당시 모녀를 긴급체포가 아닌 임의동행한 점과 조사에서 홍 후보에게 위해를 가할 의도 등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12일 대구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모녀는 지역 정치권에서 일명 '자한당 골수팬'으로 불린다.
실제로 A씨는 자유한국당의 당원이다. A씨의 남편은 대구의 한 구에서 구의원을 지냈다.
이번 대선에서 모녀는 주변에 입이 마르도록 홍 후보를 '최고의 대통령감'이라고 치켜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모녀는 대선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대구 중구 반월당역 동아쇼핑 인근에서 홍 후보의 대구 마지막 유세가 열린다는 사실을 접하고 현장을 찾았다.
모녀의 가방 속에는 경북 고령에 있는 재실을 청소할 겸 지난번 집으로 가져온 재실용 칼 2점이 비닐봉지에 싸여진 채 들어 있었다.
홍 후보가 무대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자 모녀는 함성으로 그를 반겼다.
홍 후보의 연설이 끝나자 모녀는 "홍준표 대통령"을 외치며 무대로 가까이로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사람이 붐비는 탓에 모녀의 몸이 이리저리 치였고, 때마침 가방에 들어있던 칼 1점이 '쨍그랑'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사실을 안 모녀는 당황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이들을 향해 "저 X들 끌어내", "칼 들고 왔다. 이것들이", "야 이 X들아" 등의 욕설을 퍼부었다.
이에 모녀는 붉은색 스카프를 꺼내 보이며 손가락으로는 2번을 뜻하는 'V(브이)'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지자들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모녀는 경찰과 임의 동행해 조사를 받았다. A씨는 경찰에 "내가 왜 끌려 가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경찰은 모녀 주변에 떨어진 칼 1점과 A씨가 가방 안에 소지하고 있던 또 다른 칼 1점 등 총 2점을 압수했다.
하지만 경찰은 조사에서 이들이 실제로 홍 후보에 위해를 가하려는 점 등을 발견하지 못했다.
자유한국당도 이들이 홍 후보를 공격할 의도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대구 중부경찰서 김장수 수사과장은 "실제 모녀가 칼을 든 모습을 본 목격자가 없다"면서 "실제로 A씨 남편이 문중대표인데다가 재실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긴급체포가 아닌 임의동행인데다가 조사에서도 홍 후보에게 위해를 가할 의도는 보이지 않아 별도의 처벌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중앙당에 이 사건을 보고했었다"며 "정황상 홍 후보를 공격할 의도는 없다고 판단돼 현재까지 별다른 조치는 내려지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