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한다'는 표현으로 정권 교체 시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친 이철성 경찰청장이 사퇴 불가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김수남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과 대조적이다.
온라인 곳곳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새 정부에 맞게 경찰 조직을 개편하려면 수장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과 경찰이 정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구시대적 사고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YTN은 지난해 8월 취임한 이철성 경찰청장이 “아직 사의를 표명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고 12일 보도했다. 임기를 7개월 남겨둔 김수남 검찰총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 청장의 거취에 대한 이목이 집중된 상태에서 밝힌 입장이어서 관심이 쏠렸다.
앞서 이 청장은 지난해 8월 취임 후 기자간담회에서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정부가 바뀌면 동양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새로운 분이 하는 게 맞다”고 말했었다. 때문에 김수남 검찰총장과 함께 사퇴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 청장은 “박 전 대통령이 내년 2월까지 임기를 다 채웠을 때를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이 청장은 국정농단의 주역인 최순실씨가 경찰청장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자리를 지켰었다.
그동안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경찰청장이 전격 교체되는 사례가 많았다. 임기를 채운 역대 경찰청장은 2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이 청장은 내년 8월까지 1년 3개월 가량의 임기가 남아 있는 상태다.
이 청장의 사퇴 불가 입장이 전해지자 온라인 곳곳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새 정부의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과 경찰 조직의 사기를 위해 임기를 지켜줘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이 맞섰다. 자신이 한 말을 지키지 못하고 번복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비난한 이들도 이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