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진(70)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 위원장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11일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지난 8일 사직서를 문체부에 전달했다. 하지만 예술위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진행중인 상황이라 박 위원장의 사표는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출신인 박 위원장은 2015년 6월 예술단체와 예술가에 대한 정부 지원을 심의, 결정하는 예술위의 위원장으로 취임했다. 2018년 6월까지 3년 임기 가운데 1년여를 남겨놓았다. 하지만 취임 이후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 배제를 실행한 책임자로 지목돼 비판을 받아왔다.
예술위는 지난 2월 게시판에 게재한 사과문을 통해 잘못을 인정하며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문화예술계는 박 위원장의 퇴진은 물론 처벌까지 강력히 요구해 왔다.
한편 박 위원장과 함께 동반 퇴진 요구를 받아온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원장도 지난 8일 문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출신으로 2014년 12월 취임한 김 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 파행, 예술영화지원사업 편파 지원 등 블랙리스트 협조 의혹 속에 영화인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해 12월 영화인 직능단체 8곳은 김 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영진위 게시판에 “돌이켜보면 부당한 요구에 우리 영화계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설명하고 법률적, 행정적 근거도 보여주며 나름 최선을 다했으나 결과적으로 많이 부족했음을 느낀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영진위 역시 업무와 관련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이어서 김 위원장의 사직서가 바로 수리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