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문재인정부가 공식 출범한 이튿날인 11일. 국민일보를 비롯한 주요 일간지에 각 기업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축하 광고'를 일제히 게재했다. 12일자 신문에도 여러 기업의 광고가 이어졌다. 대선이 끝나면 늘 벌어지는 일이다. 정부 출범을 비롯해 국가적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기업은 이런 광고를 통해 '메시지'를 내놓는다. 우리 경제의 한 축을 이루는 기업이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방법 중 하나다.
각 기업은 이런 광고에 어떤 메시지를 담을지 오랜 시간 고심한다. '공익 캠페인'이 국론을 아우르는 역할을 하듯, 국민들에게 이렇게 중요한 시점이 도래하면 기업은 국론 형성에 도움이 될 만한 문구와 특유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담아 목소리를 낸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축하 광고에는 주로 희망과 꿈,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가 담겼다. 기업마다 “제19대 문재인 대통령 취임을 축하한다"는 취지는 같았지만, 각각 내세운 콘셉트와 이미지에는 그 기업의 성격과 지향점이 녹아들어 있었다.
11일과 12일자 국민일보에는 NH농협, IBK기업은행, KB금융그룹, 우리은행 등 금융기관과 삼성, 현대차, LG, SK, 대한항공, 한화, 롯데, 두산, 포스코 등 국내 대표 기업의 '취임 광고'가 실렸다. 이런 광고는 일반적 홍보를 넘어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알리는 효과를 갖는다. 광고 지면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이날 주요 언론사 1면 하단 광고를 차지한 곳은 NH농협이었다. NH농협은 2013년 대통령 취임식 때도 1면 광고로 목소리를 냈다.
NH농협은 '높이 솟다. 대한미국'이라는 손 글씨와 함께 '경사의 날, 마을 어귀에 높은 솟대를 세워두던 마음으로, 섣달 무렵 풍년을 염원하며 솟대를 세워두던 마음으로 오늘, 새 시대 새 희망의 이름을 솟대로 올린다"며 "새 대한민국의 위상, 농협이 함께 높이 높이 세우겠습니다'라는 메시를 담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면광고를 택했다. 지면 오른편에 문재인 대통령이 밝게 웃고 있는 상반신 사진을 넣었고 왼쪽에는 “내일이 기대되는 나라, 따뜻하고 인간적인 나라, 온 국민이 함께 만드는 나라,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현대자동차그룹이 함께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KB금융그룹은 문 대통령의 눈빛을 강조한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새로운 대한민국이 보입니다. 정의가 실현되는 대한민국, 서로를 배려하는 대한민국, 함께 통합되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 KB금융이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IBK 기업은행은 “나라를 나라답게, 금융을 금융답게, 중소기업의 든든한 동반자 IBK 기업은행이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글귀를 담았다. "나라를 나라답게"는 문 대통령이 선거 기간에 자주 언급한 슬로건이자 공약집 제목이었다. 아기 손을 맞잡고 있는 친근한 이미지의 문 대통령 사진을 함께 실었다.
SK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담긴 사진을 모아 모자이크로 문 대통령 얼굴을 형상화했다. 사진 밑에는 '우리 국민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SK도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누구나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나라, 국민 모두가 함께 웃을수 있는 나라를 기대한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하늘을 바라봅니다”라는 한 줄 카피와 함께 푸른 하늘에 떠있는 구름 위에 태극가 꽂혀 있는 모습을 담았다.
한화는 밤하늘을 수놓은 화려한 불꽃을 통해 문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다. 오른쪽 하단에는 “약속된 시간, 약속된 장소를 지켜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는 불꽃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꿈도 소중히 키워가는 대한민국”이라는 메시지를 담고있다.
우리은행은 자사와 더불어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을 배경으로 사용했다. 오른쪽에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여는 첫날"이라는 글귀와 태극기를, 왼쪽에는 재킷 주머니에 손을 넣어 뭔가를 꺼내려 하듯한 문 대통령의 모습을 사용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시작을 축하했다.
롯데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새 날이 밝았습니다"라는 카피를 통해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청년 일자리 창출과 경제협력의 동반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청년의 미소 짓는 모습을 통해 "모두가 힘을 모아 만들어갈 우리나라의 내일"이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아냈다.
포스코는 "나라를 나라답게, 기업을 기업답게"라는 글귀를 담았다. "나라를 나라답게"는 문 대통령이 대선 기간 자주 언급했던 슬로건이다. 상단에는 지난 4월 포스코 광양제철소를 방문한 문 대통령과 직원이 뜨겁게 포옹하는 사진을 내세웠다. 이를 통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안아주고 챙겨주고 대한민국 모두가 바라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두산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내일이 열렸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광화문 광장 이미지를 강조했다. 광화문광장은 촛불 민주주의의 힘으로 부패한 권력을 바꿔낸 장소다. 문 대통령에게도 광화문은 공식선거운동의 마지막 유세를 펼칠 만큼 각별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 대통령 취임식 날 공언한 '광화문 대통령'의 약속도 이미지에 함께 담았다.
두산은 "국민이 함께 행복을 누리고 누구나 마음껏 꿈을 펼치는 나라, 그런 나라가 대한민국의 내일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는 글귀로 문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안전모를 쓰고 있는 문 대통령 흑백 사진과 함께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 나라. 하루하루가 희망으로 가득한 나라, 국민의 미소가 지켜지는 나라, 국민의 오늘과 내일이 안전한 나라를 200만 건설인과 문 대통령이 함께 만들어가겠다"는 메시지로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