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공기가 달라졌다" 진상규명 기대

입력 2017-05-12 00:01
1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 세월호 선미 4층 수색과정에서 미수습자 조은화 양의 가방이 발견됐다. 가방속에서 나온 조 양의 지갑과 볼펜, 학생증. 사진=세월호 미수습자가족 제공

문재인 정부 출범 이틀째. 세월호 유가족들이 "공기가 달라졌다"며 새 정부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힘써주길 기대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서강인 모임'은 11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학교에서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를 열었다.

새 정부 출범 2일 차이기도 한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유가족들은 촛불 정국 이후 정권이 교체된 만큼 새 정부 집권 기간 세월호 진상규명에 한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단원고 희생자 고(故) 이재욱군 어머니 홍영미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가족들이 가장 크게 느껴진 게 '벽'이었다. 광화문 집회 때마다 세워진 경찰차벽 앞에서 가족들은 정부에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전달할 수 없었다"며 지난 3년을 돌아봤다.

홍씨는 "최순실 게이트는 (벽을 뚫고) 솟구쳐 나오는 물줄기였다. 촛불정국에 이은 촛불 대선으로 진상규명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생겼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일 먼저 찾아준 장소가 광화문 광장이다. 유가족들의 노력을 인정해준 것 같았다"며 감격해 했다.

홍씨는 "국민의 행복을 위해 쓰는 정부가 될 거라 생각한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라며 "앞으로의 기대는 희망고문일 거다. 그 희망고문을 즐기려 한다"고 기대했다.

단원고 희생자 고(故) 박성호군 어머니 정혜숙씨는 "이틀밖에 안 됐지만 공기가 달라지고 세상이 바뀐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정씨는 "국민들의 응원으로 정권을 교체했다. 하늘이 돕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실을 묻어두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조국 신임 민정수석 등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세월호 재조사를 당부한 데 대해선 "(이런 노력이) 지속되면 좋겠다.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해줬으면 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김대건관 202호 강의실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서강인 모임 '여전히 4월' 주최로 열린 세월호 유가족(박성호 군 어머니 정혜숙 씨, 이재욱 군 어머니 홍영미 씨) 간담회에서 홍영미 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가족들은 새 정부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강조했다. 홍씨는 "정권이 바뀌고 조금은 희망이 생겼지만 아직 할 일이 많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영대 416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 위원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어 미흡했던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결국 정부에 의해 강제종료됐다. 제대로 된 수사기구로 2기 특조위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국민의 의지와 관심,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학생 약 40명이 참석해 '항상 기억하고 함께 할게요' '희망이 있습니다. 함께 하겠습니다' 등의 메시지를 풍선에 적어 유가족들에게 전달하는 행사도 진행됐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