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도 비서관의 25년 수식어… '꼼꼼, 성실, 겸손'

입력 2017-05-11 15:39
이정도 총무비서관이 1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정도 총무비서관은 기획재정부 25년간 근무 시절 내내 '꼼꼼' '성실' '겸손'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행정고시 출신 관료들의 치열한 각축장인 기재부에서 비고시 7급 출신이란 '약점'을 극복하고 승승장구했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 비서관은 1992년 임용된 뒤 줄곧 예산실 업무를 봤다. 예산과에서 실무 관리를 담당하는 ‘총괄주사’로 꼼꼼함을 인정받았다.

2002년 사무관 승진 뒤로는 장·차관 보좌진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2003년 변양균 당시 기획예산처 차관 시절 차관 비서를 맡았고, 변 차관이 장관으로 승진한 뒤에도 변 장관을 보좌했다. 이 때문에 '변양균의 사람'으로 보는 시선도 있었다. 

변 장관이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 입성할 때 이 비서관을 데려갈 정도로 신망이 두터웠다. 강만수 재정경제부 장관 비서관으로도 일했다. 공교롭게도 세 명 모두 경남 합천 출신이다.

이 비서관은 기재부 인사과장 시절 하급자가 사무실을 찾아도 상석을 양보하고 손수 음료수병을 따줄 정도로 겸손했다고 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섬김과 자신을 낮추는 것이 몸에 밴 분”이라고 말했다. 또 매일 오전 6시 출근해 밤 11시에 퇴근할 정도로 워커홀릭이면서도 짬짬이 운동을 거르지 않을 정도로 성실했다. 

지난해 2월 고위공무원단인 기재부 복권위원회 사무처장을 끝으로 기재부를 떠날 때 예산실 내에서는 ‘잊혀진 사람’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예산실 국장으로 복귀하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날 총무비서관으로 또 한번 기재부를 놀라게 하면서 기재부 내에서는 ‘인생은 이정도처럼’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