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 교수, 인사수석비서관에 조현옥 이화여대 초빙교수, 홍보수석비서관에 윤영찬 전 네이버 부사장을 선임했다. 또 총무비서관에 이정도 기획재정부 행정안전예산심의관, 춘추관장에 권혁기 전 국회 부대변인을 임명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오전 9시30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 같은 수석비서관 인선을 발표하며 조국 민정, 조현옥 인사, 윤영찬 홍보수석 순으로 발표했다. 이어 '총무비서관'을 소개하는 순서가 되자 임 실장은 "오늘 특히 눈여겨봐주셨으면 한다"면서 이정도 비서관을 발표했다.
이정도 비서관은 1965년생이며 경남 합천 출신이다. 창원대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기획재정부 행정안전예산심의관을 지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의 재정 전문가. 청와대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총무비서관 자리에 재무 전문가, 그것도 경제공문원 출신 인사를 발탁한 것이다.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이명박 대통령 시절 김백준 비서관처럼 대통령의 최측근이 도맡아 왔다. 김백준 비서관은 'MB의 집사'란 별명을 갖고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던 이재만 비서관을 기용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관행을 끊은 것이다. '측근'과는 거리가 먼 정통 재무관료에게 청와대 예산의 집행과 운영 등 살림살이를 맡겼다. '투명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임 실장은 "청와대 인사와 재정을 총괄하는 막강한 총무비서관 자리는 대통령 최측근들이 맡아 온 것이 전례였지만, 문 대통령은 이를 예산정책 전문 행정공무원에게 맡겨 철저히 시스템과 원칙에 따라 운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