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정원장 내정자는 10일 "가장 시급한 안보 의제인 북한 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물꼬를 틀 수 있는 조건이 성숙되면 평양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 내정자는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내정 사실을 밝힌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이 같이 말했다.
서 내정자는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금 당장 정상회담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 '북핵 해결 조건 성숙'을 전제로 과거 남북정상회담처럼 문 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북한 지도자를 만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면 어디든 가겠다"고 말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식 발언과도 맥이 닿는다. 문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겠다. 필요하면 곧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가겠다. 베이징과 도쿄에도 가고,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고 말했다.
서 내정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원의 정치 개입 근절 공약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에서는 반드시 국정원의 정치개입·선거개입·사찰을 근절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정원의 정치 개입 근절은 어제 오늘의 숙제가 아니다. 많은 정부에서 노력과 시도를 했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도 사실"이라며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