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전 10시25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를 찾았다. 6층 1회의실에서 정우택 원내대표 등과 마주앉았다. 정 원내대표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선거과정에서 피곤이 쌓였을 텐데 쉴 시간도 없이 바로 취임하시고 중책 맡아 어깨 무거울 듯하다"며 "사실 저는 문 대통령의 안보관에 비판을 많이했는데 이제 불안한 안보관도 다 해소하고 사드 문제나 대북관계에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정치를 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한 가지 더"라면서 "서민경제가 굉장히 어렵다. 좋은 정책도 많이 발표했으니 실현될 수 있도록 잘 이끌어 달라. 외람되지만, 저도 이렇게 사회생활을 해보니 '인사가 만사다' 이런 얘기를 한다. 훌륭한 인사들이 적재적소 배치되는 좋은 인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선 선거에 고생도 많이 하셨는데 우리 자유한국당 또 홍준표 후보님께 다시 한 번 위로 말씀 드린다"며 "홍 후보와는 통화를 했다. 또 여러 가지 경황이 없을 텐데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만나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당연히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과도 소통하고 대화하고 또 함께 국정의 동반자로 하겠다. 야당 당사를 먼저 방문한 것도 그런 의미를 갖고 있다. 의례적으로 하는게 아니라 임기 내내 그런 자세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까 말하신 남북관계 안보문제 한미동맹, 이 부분은 자유한국당에서만 조금 인정해주시면 잘 풀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안보의 중요한 정보들을 공유해가겠다. 이현재 정책위의장도 계신데, 이번에 경쟁하는 중에도 상당히 일치되는 공약도 많다. 그런 공통 공약만큼은 빨리 입법이 될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제1야당이니 제가 간곡하게 협조를 청한다"고 덧붙였다. 이 말에 정우택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야당 대표 했을 때보다 저희가 더 강한 야당이 될지 모른다"는 농담을 던졌다. 문 대통령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 이명박 박근혜 정부10년, 그 20년을 다 놓고 성찰하는 자세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