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친구’에서 ‘촛불 대통령’이 된 문재인, 그가 5년 전 새로운 정치인생을 시작하며 적은 트위터 글이 재조명 되고 있다. “소주 한잔 합니다”라고 시작한 글에는 당시 문재인이 느꼈던 외로움과 두려움, 그리움 등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었던 문재인은 2012년 5월 23일 짧은 문장들로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 추도식을 마친 밤이었다.
“소주 한잔 합니다. 탈상(脫喪)이어서 한잔, 벌써 3년이어서 한잔, 지금도 ‘친노’라는 말이 풍기는 적의 때문에 한잔.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두고 낯선 세상에 들어가는 두려움에 한잔. 저에게 거는 기대의 무거움에 한잔. 그런 일들을 먼저 겪으며 외로웠을 그를 생각하며 한잔.”
당시 문재인은 추도식 이후 노무현재단 이사장직을 내려놓고 대권 준비에 들어가겠다고 수차례 밝혔다. 문재인은 이날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추도식을 마치고 양산 자택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밤늦게까지 혼자 술을 마시며 복잡한 마음을 추스렸던 것으로 보인다. 벗어나기 힘든 ‘친노 프레임’과 대선 출마라는 과제 앞에서 그가 기댈 수 있는 건 소주 한잔과 추억이었다.
문재인은 다음날인 2012년 5월 24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물러나며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국민들의 사랑이 가장 큰 무기라고 믿는 정치인 같지 않은 정치인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5년 후인 2017년 5월 10일, 대한민국의 19대 대통령으로서 임기를 시작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