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9일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됨에 따라 일자리를 중심에 두고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는 제이노믹스(J-nomics)의 시대가 열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제이노믹스는 경제 분야에서 정부 개입을 강화하고 재정지출을 늘려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는 것에서 시작한다.
대신증권은 이날 41.4%의 득표율로 문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출구조사결과가 발표되자 ‘제이노믹스의 시작’이란 분석 보고서를 냈다.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문 후보의 공약을 분석해 “일자리 창출, 소득기반 성장, 복지 강화 등과 같은 가계 소비여력 확충에 기여할 정책들이 많다”며 “소비를 비롯한 내수부문은 회복기반이 마련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 후보는 3%에 그쳤던 재정지출 증가율을 7%까지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재정 투입이 당장 소비를 끌어올리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소비가 더 떨어지지 않는 밑받침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또 재정 역할 강화를 필두로 공공부문에선 일자리 확대, 세제 개편으로 소득을 재분배해 양극화 완화, 최저임금을 인상해 복지를 강화하는 세 방향이 주된 흐름이다.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을 강화하는 제이노믹스가 시행되면 한국은행이 덕을 볼 수 있다. 역대 정권은 재정을 아끼는 대신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려는 의지가 강해 이는 한은에 금리인하 압력으로 돌아왔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경기부양 및 경기안정을 위해 재정의 역할이 확대된다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여지는 낮아진다”고 예측했다. 반대로 국내 경기가 부진하기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낮다. 올해 안에는 기준금리 동결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