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표 과연 얼마나 결집했을까, 투표율 봐서는…

입력 2017-05-09 15:57 수정 2017-05-09 15:58
9일 오전 대구 서구 평리3동 제4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뉴시스


19대 대통령선거 투표율이 9일 오후 3시 현재 63.7%로 집계됐다. 지난 4~5일 실시된 사전투표 26.06%가 반영된 수치다. 2012년 18대 대선 같은 시간대 투표율(59.3%)보다 4.4%포인트 높다. 80%대 후반 투표율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투표율이 가장 높은 곳은 광주로 69.6%였다. 전남(68.6%)과 전북(68.5%)이 뒤를 따르고 있다. 투표율 1~3위가 모든 호남이다. 반면 가장 낮은 곳은 제주(56.8%) 부산(57.1%) 충남(57.4%) 대구(57.6%)였다. 18대 대선에선 오후 2시 기준 투표율 하위 3곳이 서울(48.3%) 인천(50.7%) 경기(51.3%)였다.

투표일 오후 수도권 투표율이 낮았던 지난 대선과 양상이 조금 다르다. 투표율이 낮은 4곳 중 부산 대구 충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 후보가 강세를 보이던 곳이었다. 이 지역의 투표율은 보수표 결집 강도를 예측해보는 잣대가 된다. 투표율이 낮다는 건 부동층에 머물던 유권자가 적극 투표층에 가세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대구는 보수표심의 바로미터로 불린다. 지난 4, 5일 치러진 사전투표에서도 대구 투표율은 22.28%로 전국 평균(26.06%)을 밑돌았다. 경북도 27.25%로 전국 평균은 상회했지만 30%대를 기록한 호남지역에 비해선 낮았다. 대구의 선거인은 204만명, 경북은 224만명이다.

대구·경북은 2012년 대선 당시 최종 투표율이 79.7%와 78.2%로 매우 높았다. 전국 평균 75.8%를 크게 웃돌 만큼 당시 대구와 경북 지역 유권자들은 앞 다퉈 투표소에 갔다. 대구 투표율은 전국 시·도 가운데 2위였다. 광주만 유일하게 대구보다 높은 80.4%를 기록했지만, 아주 근소한 차이였다.

하지만 지난해 4·13 총선에선 대구의 사전투표율이 전국 꼴찌였고, 선거일 투표를 포함한 최종 투표율도 54.8%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당시 전국 평균인 58.0%, 광주의 61.6%, 전북의 62.9%, 전남의 63.7%와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2012년 대선과 2016년 총선에서 나타난 대구 투표율의 차이는 표심의 '결집'과 '이완'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2012년 대선에는 TK(대구·경북)에 정치적 기반을 둔 박근혜 후보가 있었다. 박 후보는 당시 대구에서 압도적 득표율을 보였을 뿐 아니라 높은 투표율 덕에 아주 많은 표를 얻었다. 유권자들이 확실하게 밀어줄 후보가 있었던 선거였다.

반면 지난해 총선은 박근혜 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진 상황에서 치러졌다. 박 대통령이 당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를 사실상 처내면서 대구 여론도 지지와 비판으로 갈렸다. 총선은 결국 새누리당이 제1당 자리를 빼앗기는 참패로 끝났고,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패배를 뜻했다. 밀어줄 대상이 확실치 않을 때 대구 투표소는 한산했다.

◇다음은 오후 3시 현재 지역별 투표율

<수도권>
▲서울: 64.3% ▲경기: 63.3% ▲인천: 61.5%
<영남권>
▲부산: 61.5% ▲울산: 63.4% ▲경남: 63.8% ▲대구: 61.7% ▲경북: 64.1%
<호남권>
▲광주: 69.6% ▲전남: 68.6%▲전북: 68.5%
<충청권>
▲대전: 64.7% ▲충남: 60.7% ▲충북: 62.2%
<강원·제주>
▲강원: 62.7% ▲제주: 60.2%

◇ 18대와 19대 대선 투표율 비교

18대 19대(사전투표 포함)
07시: 2.8% 28.46%
09시: 11.6% 35.46%
11시: 26.4% 45.46%
12시: 34.9% 50.36%
13시: 45.3% 55.1%
14시: 52.6% 59.8%
15시: 59.3% 63.7%
16시: 65.2%
17시: 70.1%
18시: 75.8%
19시: %
20시: %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