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들은 이미 투표장 앞에서 문 후보 부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문 후보 부부가 등장하자 “꼭 승리하세요”라고 외치며 문 후보를 응원했다. 문 후보 부부도 밝은 얼굴로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투표장 안으로 향했다. 문 후보 부부는 건물 안에서 일반 시민들과 함께 줄을 서서 투표 차례를 기다렸다.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일반 유권자들과 함께 ‘투표 인증샷’도 찍었다.
투표를 마친 문 후보는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했다. 끝까지 함께 해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린다”며 “선거가 끝나면 이제부터 우리는 다시 하나라고 생각한다. 저부터 경쟁한 다른 후보와 정당들을 껴안고 서로 협력하는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께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 (선거가) 끝나면 다시 하나가 돼 국민통합을 꼭 이뤄달라”고 당부했다.
오전 8시35분쯤 투표를 마친 문 후보 부부는 투표장 바깥에서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투표장을 빠져나왔다.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느라 투표장을 나오는데 20여분이 걸렸다. 문 후보 부부는 다시 차량을 타고 홍은동 자택으로 돌아왔다. 일부 지지자들은 문 후보 차량을 따라 자택 방향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문 후보는 자택 근처에서도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자택 안으로 들어갔다.
약 한시간 정도 지난 오전 9시 35분쯤, 문 후보 부부는 주황색 등산복 상의를 맞춰 입고 운동화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문 후보는 “산보 좀 다녀올게요”라고 짧게 말한 뒤, 수행 비서와 경호원만 대동한 채 근처 백련근린공원으로 올라갔다.
이어 오전 10시35분쯤 공원 입구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문 후보 부부는 기자들과 함께 산책을 이어나갔다. 문 후보는 인근 바위에 올라 건너편 북한산을 지긋이 바라보며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기를 반복했다. 김 여사는 언덕 아래쪽 길을 가르키며 “우리 손자 만나러 가는 길”이라며 웃었다. 그간의 선거 운동에 대한 소감을 묻자 김 여사는 “(선거 얘기는) 이제 그만하자”며 말을 아꼈다.
문 후보는 ‘홀가분한 기분이 드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홀가분 안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언덕에서 내려오는 길에 이팝나무를 바라보며 “(꽃을) 모르고 봐도 예쁘지만 알고 보면 조금 더 예쁘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멀리서 보면 그냥 부슬부슬한 흰밥 같아서 이팝나무라고 부른다”며 “광주 5·18민주묘지에 들어가는 길에 이팝나무 가로수가 쭉 조성돼있는데 5·18 그 시기에 만개한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이팝나무를 한참동안 바라봤다.
문 후보 부부는 산책 나온 주민들과도 가볍게 인사를 나눴다. 문 후보 부부가 주황색 상의를 맞춰 입고 나온 모습을 본 한 주민은 “커플로 입으셨네요. 보기 좋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문 후보 부부는 1시간 넘는 산책을 마치고 오전 10시50분쯤 다시 홍은동 자택으로 들어갔다. 이어 딸 다혜씨 부부도 아들을 데리고 문 후보의 자택을 방문했다.
문 후보는 오후 3시쯤 민주당 당사로 이동해 투표를 독려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영상을 촬영할 예정이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