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사전투표율을 보였던 대구·경북(TK)이 9일 본 투표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보이고 있다. 오전 10시 현재 대구 투표율은 15.4%로 전국 평균(14.1%)을 웃돌고 있다. 경북도 15.7%를 기록했다. 16.1%의 강원도를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지난 4, 5일 치러진 사전투표에서 대구 투표율은 22.28%로 전국 평균(26.06%)을 밑돌았다. 경북도 27.25%로 전국 평균은 상회했지만 30%대를 기록한 호남지역에 비해선 낮았다. 대구의 선거인은 204만명, 경북은 224만명이다.
대구·경북은 2012년 대선 당시 최종 투표율이 79.7%와 78.2%로 매우 높았다. 전국 평균 75.8%를 크게 웃돌 만큼 당시 대구와 경북 지역 유권자들은 앞 다퉈 투표소에 갔다. 대구 투표율은 전국 시·도 가운데 2위였다. 광주만 유일하게 대구보다 높은 80.4%를 기록했지만, 아주 근소한 차이였다.
하지만 지난해 4·13 총선에선 대구의 사전투표율이 전국 꼴찌였고, 선거일 투표를 포함한 최종 투표율도 54.8%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당시 전국 평균인 58.0%, 광주의 61.6%, 전북의 62.9%, 전남의 63.7%와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2012년 대선과 2016년 총선에서 나타난 대구 투표율의 차이는 표심의 '결집'과 '이완'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2012년 대선에는 TK(대구·경북)에 정치적 기반을 둔 박근혜 후보가 있었다. 박 후보는 당시 대구에서 압도적 득표율을 보였을 뿐 아니라 높은 투표율 덕에 아주 많은 표를 얻었다. 유권자들이 확실하게 밀어줄 후보가 있었던 선거였다.
반면 지난해 총선은 박근혜 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진 상황에서 치러졌다. 박 대통령이 당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를 사실상 처내면서 대구 여론도 지지와 비판으로 갈렸다. 총선은 결국 새누리당이 제1당 자리를 빼앗기는 참패로 끝났고,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패배를 뜻했다. 밀어줄 대상이 확실치 않을 때 대구 투표소는 한산했다.
저조했던 사전투표와 달리 본 투표에서 대구 경북 지역 투표 참여율이 호조를 보이는 것은 관망하던 표심이 자리를 잡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 지역 부동층이 얼마나 해소됐느냐는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여서 결과가 주목된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