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엔 마크롱, 한국엔 안철수!"
이렇게 외친 건 선거운동원이 아니었다. 8일 오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충남 천안 중앙시장에서 '뚜벅이 유세'를 이어갈 때 한 40대 남성이 '마크롱'과 '안철수'를 비유하며 소리쳤다.
안 후보는 어깨에 가방을 둘러메고 천안중앙시장 메인거리 약 420m를 걸어서 이동했다. 시장 입구에서 하차할 때 70여명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상인뿐 아니라 일부러 찾아온 지지자도 보였다.
초록 공룡 그림이 새겨진 옷을 입은 9살 아이의 엄마(천안시 용곡동)가 안 후보에게 다가갔다. 아이 손에는 안철수 이름이 적힌 초록색 하트 모양 미니피켓 들려 있었다. 엄마와 아이는 안 후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우리 가족 6명 다 후보님 찍었어요!" 한 시민이 이렇게 말을 건네자 안 후보는 "고맙습니다"라고 머리 숙여 답했다. 인파가 몰려 걷기 힘든 시장통을 안철수 후보는 꾸역꾸역 걸어가며 사람들과 눈을 마주쳤다.
"안철수! 대통령!"
"꼭 승리하세요. 안철수다! 이긴다!"
이런 외침 속에서 걸어가는 안 후보를 향해 맣은 시민이 몰렸고, 안 후보는 시민들의 휴대폰 직접 받아들어 함께 셀카 찍었다. 그때마다 "네, 고맙습니다. 허허" 하는 멋쩍은 듯한 특유의 웃음을 지어보였다.
건너편에서 구경하는 시민들이 눈에 띄자 손을 높이 들이 인사했다. 50대 여성 상인이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들고와 전달할 때는 다시 머리를 숙여 "고맙습니다"라고 했고, 나이 지긋한 어르신을 보면 무릎을 굽히면서 인사했다.
"청와대에서 뵙겠습니다!" 이번엔 60대 남성이 소리쳤다.
"나라가 그리스 꼴 나지 않게 꼭 잘해주세요. 꼭 되실 겁니다." (30대 남성)
“목 아프실까봐 드려요” (30대 여성이 사탕을 건네며)
"식사도 못 하시고 고생이십니다. 가방에 넣어드릴게요." (떡집 남자 주인이 안 후보를 불러 떡 꾸러미를 배낭에 넣어주면서)
시장 골목 끝에 다다르자 안 후보는 마련된 의자에 올라가 손을 흔들면서 한마디 했다.
"소리통 유세 아십니까. 따라해주세요."
"이번 선거는 과거로 돌아갈건가 미래로 나갈건가 선택하는 선거입니다. 1번 2번은 과거입니다. 국민이 반으로 나뉘어 5년 내내 싸울 겁니다. 저 안철수는 국민 통합하겠습니다. 저 안철수는 유능한 정부 만들겠습니다. 저 안철수는 20년 먹고사는 미래일자리 미래먹거리 만들겠습니다. 내일 꼭 투표해 참여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말이 끝나자 시민들 사이에서 "안철수 파이팅!"이란 함성이 나왔다.
안 후보는 이에 앞서 국민의당 당사에서 당직자,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며 이번 대선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하며 “골리앗보다 다윗에 힘을 실어줘 역사가 발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