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 유승호x김소현 청춘 로맨스… ‘구르미’ 넘을까

입력 2017-05-08 16:43 수정 2017-05-08 19:15
MBC 제공

국민 남동생 유승호와 떠오르는 샛별 김소현이 만났다. MBC 새 수목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을 통해서다. 성공한 아역배우의 대표주자인 두 사람의 호흡만으로 작품은 기대작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열풍을 일으킨 박보검·김유정 주연의 ‘구르미 그린 달빛’ 영광을 재현할 거란 이른 관측도 나온다.

‘군주’ 연출을 맡은 노도철 PD는 8일 서울 마포구 상암MBC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해를 품은 달’ ‘구르미’ 등 사극과 비슷한 부분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며 “단 우리 작품만의 차별성이 있다”고 자신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처럼 일부 사전제작된 ‘군주’는 최종회까지 이미 대본이 나온 상태다.

그는 “일단 대본 초고에 ‘철가면’ ‘거지와 왕자’ ‘로미오와 줄리엣’ 등에서 봐온 친숙한 요소들이 녹아있었다. 이에 막후실세 이야기와 원수를 사랑하는 여자 이야기 등 영화적 요소를 기가 막히게 구성해냈다”면서 “여러 요소가 녹아있는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왔다”고 자평했다.

오는 10일 첫 방송되는 ‘군주’는 조선 팔도의 물을 사유해 강력한 부와 권력을 얻은 조직 편수회와 맞서 싸우는 왕세자(유승호)의 의로운 사투와 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세자 이선 역의 유승호와 훗날 중전이 되는 한가은 역의 김소현은 극 중 싱그럽고도 애틋한 러브라인을 형성한다.

아역 출신으로 사극 경험이 많은 두 주연배우가 이번 작품에 임하는 자세는 남다를 법하다. 유승호는 “극 중 세자는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였다”며 “이전 작품들과 차별성을 두려 하기보다 대본 안에 있는 감정에 집중했다. 시청자들도 함께 감정이입할 수 있는 세자를 그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세자를 왕좌로 이끄는 여인 한가은 역을 맡은 김소현은 “제가 이전에 찍은 사극과 비슷한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하실 수 있겠지만 저는 최대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 했다”며 “한가은이라는 인물에만 집중해서 작품에 녹아들려고 노력했다”고 얘기했다.

유승호와 김소현은 아역 시절 같은 작품에 출연한 적이 있으나 함께 호흡 맞춘 신은 없었다. 유승호는 “작품에서 마주친 적은 없으나 아역 출신이라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김소현씨와 오래 알고 지낸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보다 여섯 살 어린 동생이지만 막상 만나보니 누나처럼 느껴질 만큼 어른스러운 생각을 가진 친구더라. 호흡을 맞추게 돼 굉장히 좋았다”고 덧붙였다.

“제가 누나 같아서 그런지 몰라도 오빠랑 나이 차이를 거의 못 느꼈다”는 농담으로 입을 뗀 김소현은 “유승호 오빠는 아역 때부터 알아서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만나니 어색하고 떨리고 부끄럽더라”며 “초반엔 낯을 좀 가렸지만 촬영에 들어가니 장난기도 많고 매력이 넘치는 배우셨다. 호흡도 잘 맞아서 재미있게 찍고 있다. 감사한 부분이 많다”고 화답했다.

그룹 인피니트 멤버 엘은 김명수라는 본명으로 첫 사극에 도전한다. 천재적 두뇌를 지닌 천민 이선 역을 맡아 편수회와 맞서는 세자를 돕는다. 극 중 세자와 신분을 바꾸는 그는 “아역부터 성인 연기까지 해내야 했고, 서민에서 왕이 된 이후의 모습까지 나오기 때문에 행동 변화를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유승호와 함께 작품을 하고 싶다고 공공연히 밝혀 온 윤소희는 편수회 대목의 손녀 김화군 역으로 합류해 꿈을 이루게 됐다. 세자를 사랑해 집안을 배신하는 인물이다. 윤소희는 “과거 인터뷰 때 유승호씨와 한번 작품을 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 줄 몰랐다”며 “경력과 노하우가 많은 배우라서 보고 배우는 게 많다. 함께 촬영하게 돼 좋다”고 고백했다.

편수회의 수장 대목 역의 허준호와 세자의 스승 우보 역의 박철민이 극에 무게감을 실어준다. 허준호는 “내가 데뷔했을 때는 촬영장 분위기가 좀 무거웠다. 후배들이 선배 눈치를 봤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은 참 귀엽고 사랑스럽더라.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돼 좋다. 앞으로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것 같아 기대된다”고 흡족해했다.

“한국판 ‘왕좌의 게임’을 만들고자 노력했다”는 노 PD는 “무거운 정치적 이야기도 있으나 각 캐릭터들의 개성과 멜로 코미디 등 요소가 잘 융합됐다. 전 세계인이 좋아할만한 이야기가 아닌가라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보통의 사극처럼 초반에만 반짝하는 게 아니라 갈수록 밀도가 높아진다. 마지막까지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 PD는 “감히 말하자면 이번 세자 역은 유승호의 인생 캐릭터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유승호는 담대했다. 그는 “많이 혼란스러운 시국이 아닌가. 국민으로서 생각했을 때, 이 시대에 진짜 필요한 사람이 ‘군주’의 세자가 아닐까라는 마음을 담아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