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판 3사는 공동 출구조사를 진행했다. 초반에는 대동소이한 정보를 전할 수밖에 없지만, 개표가 진전될수록 차별화된 분석과 색다른 볼거리를 내놓기 위해 각기 다른 전략을 수립했다. TV를 어느 채널에 맞춰둘지, 선택은 시청자 몫이다.
◇ KBS ‘디시전K'
지난해 총선 개표방송에서 시청률 1위를 차지한 KBS는 이번 개표방송 타이틀을 <선택! 대한민국>으로 정했다. 2002년부터 가동해온 자체 당선예측시스템 '디시전K'를 통해 개표 상황을 전한다. KBS 관계자는 “디시전K의 기능이 과거보다 업그레이드됐다.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당선 ‘유력’ ‘확실’ ‘확정’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KBS는 개표방송에 스파이더캠과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했다. 광화문광장에 특설 야외무대를 마련하고 스파이더캠을 통한 하이앵글로 현장감을 살린다. AR 기술을 통해 광화문광장~경복궁의 지형지물 영상 위에 개표 현황을 보여주는 정보그래픽을 입혔다.
진행은 ‘뉴스9' 등을 진행한 박영환 앵커를 비롯해 이현주 한상권 이광용 박은영 아나운서가 나선다. 패널로는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김형준 명지대 교수 등이 출연한다. 또 출구조사와 개표 정보를 전달하는 인포그래픽을 '전국노래자랑' 패러디 방식으로 꾸며 ‘국민MC' 송해씨가 직접 등장한다.
◇ SBS ‘유·확·당‘
SBS는 실시간 개표 상황과 득표율 추이를 분석하는 '유·확·당' 시스템을 가동한다. 변종석 한신대 응용통계학과 교수가 패널로 참여해 시스템 분석에 도움을 준다. SBS는 "개표 시작부터 최종 득표율과 득표수를 예측해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SBS는 지난해 총선에서 사극, 영화 등을 패러디한 바이폰(Bi-PON·선거 관련 정보를 그래픽으로 시각화한 시스템)으로 주목을 끌었다. 이번에는 유권자 마음을 위로하는 취지의 감성적인 바이폰을 적극 활용키로 했다.
2012년 대선 당시 SNS를 적극 활용해 호평을 받았던 SBS는 페이스북을 개표방송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국내 페이스북 사용자를 연령, 지역, 성별에 따라 분류하고 이들이 대선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을 빅데이터화해 그 분석 결과를 개표방송에서 공개한다.
진행은 김성준 보도본부장을 비롯해 최혜림 김현우 장예원 아나운서 등을 투입했다. 또 광화문에 '투표로 광장'을 마련해 오후 4시부터 '정봉주의 광장톡' 토크쇼를 연다. 오후 7시20분부터는 장미여관 등이 함께하는 가수 양희은의 콘서트 '꽃길'을 개최한다.
◇ MBC ‘스페셜M'
MBC는 2014년 지방선거 때 도입한 '스페셜M'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당시 '스페셜M'은 개표 중반까지도 뒤지고 있는 후보의 당선을 예측해 우려를 낳았으나 결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 당선인 전원을 적중시켰다. MBC 관계자는 "1987년 이후 대선, 총선 등 모든 선거 결과를 반영해 오차를 더 줄였다"고 말했다.
MBC는 가상과 현실을 융합해 보여주는 MR(Mixed Reality, 혼합현실) 기술을 선보인다. 사전에 3D 화보를 촬영한 대선후보들이 스튜디오에서 걸어 나오는 등 역동적 화면을 준비했다. 지난해 총선 개표방송에서 활용했던 ‘로봇스크린’도 다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진행은 박재훈 앵커와 박연경 아나운서를 내세우고, 개그맨 서경석씨를 투입했다. 이들은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양지열 최진녕 변호사와 함께 개표 상황을 분석한다.
또 잠실 제2롯데월드타워 외벽에 투·개표 상황을 실시간으로 게시한다. 오후 7시40분부터 8시까지 투표율을 게시하고, 8시 이후에는 개표상황을 시간당 20분씩 비춘다. 지난해 미국 대선을 비롯해 외국에서는 고층 빌딩을 활용한 선거 상황 중계가 많이 시도됐다.
◇ JTBC ‘광화문 오픈 스튜디오’
JTBC는 광화문 광장에 사방이 유리로 된 오픈 스튜디오를 설치하고 손석희 앵커가 개표방송을 진행한다. JTBC는 “시민과의 거리를 더 좁히기 위해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행은 손석희 앵커가 광화문 오픈 스튜디오에서 진두지휘하고, ‘썰전’의 유시민씨와 배우 윤여정씨가 패널로 함께 한다. 상암동 스튜디오는 안나경 앵커가 맡는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