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과 삼척에서 발생한 산불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산림·소방당국은 가용한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8일 오전 산불을 모두 진화할 계획이다. 이번 산불로 축구장(7140㎡) 212개 면적에 달하는 산림 152㏊가 잿더미로 변했다.
산림·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5시15분부터 동이 틈과 동시에 강릉과 삼척지역에 산불진화헬기 57대와 1만여명의 진화인력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3시30분쯤 강릉시 어흘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이틀만인 7일 오후 6시쯤 모두 진화됐다. 그러나 이날 오후 8시30분쯤 어흘리 대관령 박물관 인근에서 불씨가 되살아났다.
다행이 큰 불은 잡혔으나 불이 꺼졌다 살아났다를 반복하고 있다. 현재까지 피해면적은 52㏊다.
산림당국은 긴급재난문자 송출시스템을 통해 이날 오전 3시 29분 '성산면 산불 재발화에 따라 보광리, 관음리 주민은 안전한 마을회관으로 신속히 대피 바랍니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에 따라 성산면 어흘리 1, 2리 주민 30여 명이 마을 경로당으로 대피했다. 김순규 어흘리 노인회장은 “마을에 추가피해는 없으나 강한 바람을 타고 불씨가 민가를 덮칠 수 있어 주민들이 안전한 곳으로 몸을 옮겼다”고 상황을 전했다.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삼척 도계읍 산불도 오전 10시쯤 큰불이 잡혔다. 현재까지 피해면적은 100㏊다.
삼척에는 진화헬기 38대와 5090여 명의 진화인력이 투입돼 진화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민가를 위협하는 불길을 피해 안전지대로 대피한 삼척 도계읍 늑구 1리 22가구 30여 명은 같은날 오후 모두 귀가했다.
강원소방본부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경동화약고에 보관돼 있던 폭약 12.5t과 뇌관 2200발을 인근 동해시 안전지대로 옮겼다.
박재복 강원도 녹색국장은 “강릉 산불은 땅속에 남아 있던 불씨가 강풍을 타고 되살아났으나 현재는 소강상태”라며 “삼척 산불은 모든 역량을 쏟아 반드시 정오 전에 진화해 더 이상의 피해를 막겠다”고 말했다.
강릉과 삼척에는 강원도내 18개 시·군의 소방장비와 인력을 비롯해 서울과 경기, 대전, 대구, 충북지역의 소방인력과 장비가 지원돼 진화작업이 펼쳐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주요 민가와 마을 곳곳에 자리를 잡고 산불이 주택과 인접 산림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서울과 경기 등 다른 지역 소방대원들이 적극 협력해줘 도민들의 소중한 재산을 화마로부터 지켜줘 정말 큰 힘이 난다”면서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진화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