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민심=패륜집단 결집?’ 문재인 측 문용식, 선대위 직 사임

입력 2017-05-08 00:25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 문용식 가짜뉴스 대책단장 페이스북 캡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 문용식 가짜뉴스대책단장이 PK(부산·경남) 민심을 ‘패륜집단의 결집’으로 표현한 글을 SNS에 올렸다가 논란이 확산되자 7일 밤 늦게 자진 사임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측은 해당 발언을 빌미로 이날 내내 문 후보 측에 대한 집중 공세를 펼쳤다. 문 단장의 사임은 사실상 선거를 하루 앞두고 PK 민심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문 후보 측이 조기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문 단장은 전날 밤 페이스북에 ‘이 시각 PK 바닥 민심입니다. 패륜집단의 결집이 무서울 정도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본문에서 “본의 아니게 ‘부산 민심탐방’ 취재를 했는데 뜻밖에 온통 홍준표 판”이라며 “선거 초반엔 문재인 지지가 많았으나 지금은 여론이 뒤집어져 사전투표에서도 전부 2번을 찍었다고 이구동성으로 전한다. 젊은층도 마찬가지 다들 멀쩡한 보통 시민들이다”라고 썼다. 이어 “홍준표의 각종 막말은 ‘원래 그런 사람'이라며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반면 문재인 비토(거부)의 이유는 대북관에 관한 여러 불안감, 그리고 ‘호남 편중'에 대한 거부감을 꼽는다”며 “호남에선 ‘부산 대통령'이라고 두드려 맞고 영남에선 ‘전라도 편'이라고 까이는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문 단장은 또 “부산이 이정도니 TK(대구·경북)은 오죽할까. 보수의 막판 무서운 결집세. 지인들끼리 공유하는 SNS 여론의 한계도 실감했다”고 강조했다. 글 말미엔 “SNS상에서 우리가 끼리끼리 여론에 취해 있을 때 밑바닥에서는 패륜집단의 막판 뒤집기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한 사람 더 전화하고 한 번 더 문자 보내는 일이 절실하다”고 지지세 결집을 촉구했다.

문 단장은 ‘패륜집단의 결집’ 표현이 논란을 불러일으키자 ‘패륜후보로의 결집’으로 해당 문구를 수정했다. 하지만 홍준표 후보를 포함한 한국당 측은 ‘PK를 패륜집단으로 몰아붙였다’며 문 단장 사퇴 촉구를 포함한 총공세에 나섰다.

훙 후보는 이날 오후 부산 광안리 유세에서 “문 후보 측이 PK·TK·부울경 전부를 ‘패륜집단’이라고 욕했다”며 “아주 못된 X”이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보수 궤멸과 보수 불 태우기를 넘어 이제 PK·TK를 패륜집단이라고 하는 문 후보 측은 아무래도 아노미 상태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앞서 홍 후보 측 이철우 총괄선대본부장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 후보 측이) 보수를 궤멸시키고 불태워 없애겠다고 하더니 PK를 패륜집단으로 몰아붙였다”며 “매우 유감스러운 표현이다. 그 자리에서 사퇴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종혁 특보단장도 “PK 일반 국민을 패륜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이 공당의 태도인가. 문 후보가 말하는 나라다운 나라는 이런 것을 말하는가”라고 비난하며 여론전을 펼쳤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