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어린이 폭죽 테러 사건' 피해 아동 부모의 호소

입력 2017-05-08 00:01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최근 대구에서 발생한 ‘폭죽 테러’ 사건 피해 어린이의 아버지가 온라인에 가해자 엄벌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어린이날 다음날인 지난 6일 아이 아버지는 한 포털사이트에 “대구 어린이 폭죽 테러 사건 부모입니다”라는 제목으로 화상을 입은 아들 사진과 장문의 글을 공개했다.

피해 아동 아버지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4월 21일 금요일 오후 4시40분 쯤 모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하원 길에 발생했다. 6세 아들은 여동생과 엄마를 앞질러 뛰어가다 휴가 나온 군인이 던진 폭죽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이 사건은 '채널A' 보도로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의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아버지는 보도에 반영되지 못한 내용이 있다며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먼저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경찰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당시 출동한 경찰에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휴가 나온 군인이 가해자라며 CCTV 확인을 요청했지만 '기다리라'는 말만 들었다”면서 “심지어 3일 지난 월요일 오후까지 담당자 배정조차 안된 상황이었다”고 적었다.

채널A 보도 영상 캡처

그러는 사이 아이가 가해자와 다시 맞딱뜨리는 일이 발생했다. 아버지에 따르면 아이의 화상이 악화돼 수술 일정을 유치원에 알리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사건 장소에서 또다시 가해자와 마주한 아이는 소스라쳤다. 함께 있던 어머니는 범인임을 직감하고 달려가 자수를 권했지만 손을 뿌리치고 도주했다. 이날 이후 아이는 매일 코피를 쏟고 잠꼬대를 하는 등 정신적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한다.

사과하지 않는 가해자 가족들에 대해서도 인내심이 바닥나 버렸다고 했다. 아이 아버지는 “현역 군인인 가해자는 증거 영상이 있는데도 아이가 오는지 몰랐다며 발뺌하고 있고, 가족들은 사건을 보도한 뉴스가 인권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가해자 삼촌이 ‘살면서 사고 안내고 살수 있냐’며 되레 큰소리를 쳤다”고 주장했다.

CCTV영상에 찍힌 당시 범행 장면도 공개했다. 그는 “가해자가 폭죽을 들고 좁은 후문 골목에서 기다리다가 아이에게 던지고 도주하는 장면과 골목을 벗어나자 머리를 흔들며 유유히 걸어가는 모습이 찍혀있다”고 밝혔다. 가해자 가족들 주장처럼 우발적 사고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렇게 억울하면 나를 고소하라. 사법정의가 살아 있다면 올바른 판단을 내려줄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폭죽 테러'를 수사한 경찰은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범인을 찾아냈다. 하지만 이미 휴가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한 뒤였다. 경찰은 피해 아동에 대한 조사를 끝내는 대로 사건을 군 헌병대로 넘길 예정이다.

아이 아버지의 분노가 담긴 사연은 7일 오후 현재 2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고, 5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