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과학·기술의 본산지 대전.
홍준표: 태극기집회 집결지 서울광장.
19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8일 자정 종료된다. 각 후보는 마지막 선거유세 장소를 공개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서울 광화문광장,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대전,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서울광장을 각각 피날레 장소로 택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서울 명동,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서울 신촌에서 마지막 유세를 벌인다.
이런 선택에는 각각의 의미가 담겨 있다.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정권을 무너뜨린 촛불시위 현장을 골랐고, 홍준표 후보는 보수 진영의 태극기집회 장소에서 그에 맞선다. 안철수 후보는 '미래'와 '혁신'을 상징하는 과학기술의 본산을 택했다. 국민의당 창당대회가 열린 곳도, 최종 경선이 열린 곳도 대전이었다. 유승민 심상정 후보가 택한 명동과 신촌은 모두 젊은 유권자가 많이 모이는 곳이다.
문 후보 측은 마지막 집중유세 지역으로 정부서울종합청사와 이순신 장군 동상, 청와대 진입로가 마주하는 서울 광화문광장을 선정했다. 전병헌 선대위 전략본부장은 7일 “문 후보가 그동안 강조했던 ‘광화문 대통령’의 의미와 이순신 장군의 ‘재조산하’(再造山河·나라를 다시 만들다) 정신, 대한민국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원동력이 됐던 촛불 민심을 받들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재조산하’는 문 후보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은 문구로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유성룡에게 전해준 글귀다.
문 후보는 광화문에서 2시간 정도 유세를 한 뒤 강남역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강남역 일대는 평일 저녁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며, 특히 문 후보의 강력한 지지층인 청년층이 모이는 곳이다. 수만명의 청년에 둘러쌓여 정권교체와 적폐청산을 외치는 문 후보의 모습을 선거 직전 ‘마지막 그림’으로 내걸겠다는 전략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강남은 청년층의 지지도 높지만, 우리 당의 열세지역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곳”이라며 “마지막 세몰이를 통해 세대와 지역, 이념을 아우르는 압도적인 승리의 메시지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다만 문 후보 측은 광화문 집중 유세 이후의 유세 일정은 8일 상황을 감안해 조정할 수 있다고 알려왔다.
홍 후보는 ‘태극기 민심’을 태동시킨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필승! 마지막 서울대첩 총력유세’를 펼치기로 했다. 탄핵 정국에서 촛불 민심에 맞불을 놓은 태극기 표심을 자극해 막판 역전극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한국당은 확실한 세과시를 위해 당원 총동원령도 내렸다.
홍 후보 측 관계자는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하겠다는 강력한 마지막 메시지를 호소하기 위해 대한문 앞으로 장소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광장 선택에는 다른 후보에 비해 더 많은 사람을 동원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 홍 후보 측은 “서울광장이 문 후보나 안 후보가 선택한 광화문광장 인근 공간보다 더 크게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을 모을 수 있다”며 “골든크로스를 통한 승리의 의지를 마지막 세과시를 통해 표현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홍 후보는 서울광장 유세 후 강남역과 홍대 앞 거리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마무리 유세를 할 계획이다.
안 후보는 국민의당이 창당한 대전을 최종유세지로 선택했다. 국민의당은 지난해 4․13 총선을 두 달 앞둔 2월1일 대전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했다. 이후 대전은 국민의당의 ‘정치적 성지’ 역할을 했다. 국민의당은 지난달 4일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최종경선도 대전에서 열었다. 안 후보가 대선 국면에서 외쳐 온 ‘미래’ ‘혁신’ ‘교육’의 상징적 장소가 대전이라는 이유도 있다.
안 후보 측은 “대전을 마지막 유세지로 정한 것은 지정학적 중심으로서 동서 지역을 통합한다는 의미와 대덕연구단지․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대표적 연구단지가 모여 있는 대표적 과학기술 중심지로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겠다는 의지가 복합적으로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8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유세를 시작해 충남 천안과 충북 청주를 들러 대전에 도착한다는 계획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서울 명동 입구에서 마지막 유세를 계획하고 있다. 이후 동대문으로 이동해 밤늦게까지 일하는 상인과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도 검토했지만 실무상 어려움 등으로 젊은 유권자가 많은 명동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혜훈 바른정당 중앙선대위 종합상활실장은 “유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까지 현장에서 땀흘려 일하는 시민들을 만나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알리고 지지를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서울 신촌에서 마지막 유세를 벌일 계획이다. 청년층 표심을 마지막까지 자극해 두 자릿수 득표율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