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가사' 논란 블랙넛 사과문, 반성 아닌 조롱?

입력 2017-05-07 12:06 수정 2017-05-07 12:53
블랙넛 인스타그램

래퍼 키디비가 자신의 이름을 언급한 래퍼 블랙넛의 성희롱 가사에 법적 대응 뜻을 밝히자 블랙넛이 SNS에 '사과문'처럼 게재한 사진을 놓고 논란이 증폭됐다. 사과가 아니라 조롱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키디비는 6일 블랙넛이 참여한 곡 ‘too real' '인디고 차일드’ 가사 중 자신의 이름이 언급된 가사를 캡처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가사는 ‘그냥 가볍게 X감, 물론 이번엔 키디비 아냐. 줘도 안 X먹어' '솔직히 난 키디비 사진 보고 XX봤지. 물론 보기 전이지 언프리티'라는 구절이 담겨 있다. 키디비를 특정했고, 당사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이다.

키디비가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블랙넛은 인스타그램에 반성문으로 보이는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나는 내 언니를 존중한다(I respect for my unnie)'라는 문구만 가득 적혀 있었다. 키디비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태그해 키디비를 향한 메시지임을 분명히했다.

블랙넛 인스타그램

그러나 블랙넛이 올린 사진은 사과문이나 반성문보다 조롱에 가깝다는 의견이 많다. 네티즌들은 종이에 떨어져 있는 붉은 액체를 김치 국물로 추측하며 키디비를 비꼬는 행위라고 말했다.

루피 인스타그램

사진 속 “나는 내 언니를 존중한다(I respect for my unnie)”는 문구에도 속뜻이 따로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래퍼 루피의 사과문을 패러디한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다. 

루피는 자신이 속한 레이블인 ‘메킷레인’을 ‘디스’한 래퍼 커크김에게 화해의 의미로 SNS에 사진을 게시했었다. 블랙넛이 올린 사진과 같은 형태로 “나는 내 형을 존중한다(I respect for my hyung)”라는 문구만 가득 채운 종이를 촬영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당시 이 사진은 네티즌에게서 ‘창피하다’ ‘찌질하다’ 등의 평가를 받았다. 이 사건은 커크김이 루피의 사과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정리됐지만, 블랙넛이 이를 이용해 루피와 키디비를 동시에 조롱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스윙스 인스타그램

블랙넛의 소속사 ‘저스트뮤직’ 사장인 래퍼 스윙스 또한 SNS에 의미심장한 사진을 게재해 논란을 더했다. 스윙스는 “무지 피곤해” “그런데 배도 고파”라는 글귀가 적힌 사진을 올리며 "24시간 내 기분"이라는 글을 덧붙였다. 이에 한 네티즌은 “사장님, 직원 관리나 좀”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명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