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벽보 훼손으로 401명 검거… 지난 대선 2배

입력 2017-05-06 10:32

경찰청은 대선 일주일 전인 지난 2일 기준 선거 현수막이나 벽보 등 훼손 행위로 경찰 조사 중인 대상이 392건(401명)이라고 6일 밝혔다. 벽보 훼손이 331건으로 가장 많고 현수막 훼손(51건)과 유세차량 등 훼손(10건)이 뒤를 이었다. 지난달 22일 선거 벽보가 설치된 지 열흘 만에 집계된 수치다.

노숙인 황모(45)씨는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파출소 앞 담장에 붙은 선거 벽보를 찢었다. 황씨는 파출소 경찰들에게 찾아가 "선거벽보를 찢으면 감방에 가느냐"고 물은 뒤 곧바로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감옥에 가고 싶어 일부러 찢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선거 벽보 훼손 혐의로 구속된 첫 사례다.

경기 성남에 살고 있는 정모(60)씨는 자신의 거주지 주변의 특정 후보 3명의 벽보에 'X'자를 표시했다.마스크와 모자를 착용하고 범행을 저질렀는데 대선 후보 TV토론회를 보다 홧김에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반면 18대 대선을 일주일 가량 앞둔 2012년 12월3일 기준 경찰에서 수사한 현수막, 벽보 훼손 사건은 188건(36명)이었다. 현직 대통령 파면까지 불러온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정치 혐오 심리가 늘어난 것이 선거 시설물 훼손으로 나타났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