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인근에서 대규모 굴착 작업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사일 발사 관련 시설을 짓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굴착 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장소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서쪽으로 불과 30여m 떨어진 지점이다.
'미국의 소리(VOA)'는 6일(현지시간) 이전까지 나무와 풀로 덮여 있었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인근 지역이 굴착 공사로 인해 가로 60m, 세로 80m 넓이의 모래 바닥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바로 옆에는 기존의 미사일 조립 건물이 위치하고 있으며, 200여 미터 떨어진 곳에는 위장막으로 가려진 발사대가 있다.
VOA 보도에 따르면 이 장면은 민간 위성업체인 ‘에어버스’ 사가 지난달 22일 촬영한 것으로 최근 무료 위성사진 서비스인 ‘구글 어스’를 통해 공개됐다. 사진이 찍힌 시점은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 4월15일이다.
VOA는 지난 2월과 2015년 11월 같은 장소를 찍은 위성사진에서는 공사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었다면서 해당 지역의 공사가 최근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스트래티직 센티널(Strategic Sentinel)’의 라이언 바렌클루 대표는 북한이 동창리 발사장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바렌클루 대표는 "정확히 어떤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지 판단하기 이른 시점이지만, 미사일 발사장 내 새로운 건물이나, 그밖에 비슷한 구조물을 건설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바렌클루 대표는 굴착 작업 장소와 연결된 도로가 큰 차량이 회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는 점에 주목했다. 미사일 관련 대형 차량들이 드나드는 곳에서 볼 수 있는 규모의 도로라는 지적이다.
북한은 이곳에서 지난 2012년 사거리 1만km의 ‘은하 3호’를 발사했다. 지난해 2월 장거리 미사일인 ‘광명성 4호’를 쏘아 올린 것도 이곳이다.
조익한 기자 ik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