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믿지 마라.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 놀라운 결과를 보게 될 것이다."
극우주의 성향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는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를 이틀 앞둔 5일(현지시간)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여론조사 상으로는 자신이 경쟁자인 중도성향 '앙 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에게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결선 투표 결과는 “놀라움(a surprise)”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르펜은 마크롱에게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5일 공개된 BFMTV와 주간지 렉스프레스 공동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크롱과 르펜은 각각 62%와 3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입소스 소프라 스테리아 조사에서도 마크롱과 르펜의 예상 득표율은 각각 61.5%와 38.5%로 마크롱의 압승을 점쳤다.
르펜 후보는 이날 파리에 있는 자신의 대선 본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엘리트 세력들이 장악한 권력을 빼앗아 프랑스 시민들과 세계화로 인해 피해를 본 무산자들에게 돌려주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르펜이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 과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에 이어 포퓰리즘의 승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르펜은 EU 탈퇴와 보호무역주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탈퇴, 반 이민 등 극우 포퓰리즘 노선을 표방하고 있다.
르펜은 프랑스가 이제는 좌와 우로 나뉜 전통적인 정치 지형으로 뒤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낡고 오래된 정당들은 이제 매장됐다. 우리가 이번 대선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거대한 정치 세력이 탄생하게 됐다. 그건 낡은 정당을 대체하는 주요 정치 세력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나와 포퓰리스트 물결이 프랑스 대선을 흔들고 있다. 오는 7일 선거에서 이기든 지든 상관없이 프랑스에 거대한 정치세력이 탄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르펜은 마크롱의 정당인 '앙 마르슈(전진)'에 빗대 “프랑스 정치 지형의 재구성이 전진을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크롱도 이런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펜은 그러나 “마크롱은 사회당과 공화당의 혼합이다. 그는 체제(system)이지만 우리는 국민”이라고 자신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르펜은 “이번 선거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민족주의를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힘은 정치적 삶을 바꾸기 시작했다. 우리는 다른 모든 이들에 맞서 홀로 서 있지만 이미 많은 것을 쟁취했다. 인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르펜은 “다른 무엇보다도 나는 민주주의를 제 자리로 돌려놓기를 원한다. 국민들 사이의 연결을 다시 짜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크롱이 프랑스 유권자들 사이의 분열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익한 기자 ik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