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9·K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로레나 오초아 매치플레이'(총상금 120만 달러) 32강전에서 탈락했다.
한국 선수 중 김세영(미래에셋·12위)과 허미정(28·대방건설·25위) 만이 대회를 이어가게 됐다.
세계랭킹 6위 박인비는 6일(한국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클럽 데 골프 멕시코(파72·6804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 32강전에서 미국의 베테랑 안젤라 스탠퍼드(61위)에 완패를 당했다.
전날 페이윤 치엔(대만·260위)을 꺾고 32강에 오른 박인비는 LPGA 투어 17년 차 스탠퍼드를 상대로 중반 이후 주도권을 내준 뒤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까지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이라는 대회명에 싱글 스트로크 방식으로 진행됐던 이 대회는 올해부터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바뀌었다.
프로 데뷔 후 매치플레이 대회를 거의 경험해보지 못한 박인비는 낯선 대회 방식 탓인지 64강전을 접전 끝에 힘겹게 통과한 뒤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박인비는 이날 10번 홀까지 팽팽한 승부를 펼치다 11, 12번 홀에서 연속 버디에 성공한 스탠퍼드에 리드를 내줬다.
이후 14번 홀(파3)에서도 파에 그친 반면 스탠퍼드는 버디를 낚아 3홀 차로 뒤졌다. 박인비는 이후 격차를 좁히는데 실패하며 2개 홀을 남겨둔 상황에서 3홀 차(3&2)로 졌다.
LPGA 투어 통산 4승의 스탠퍼드는 지난 2012년 'HSBC 위민스 챔피온스'에서 마지막으로 정상에 오른 뒤 4년 넘게 우승을 못했다. 올해 출전한 9개 대회에서도 '톱10'에 한 차례도 들지 못했을 정도로 전성기 시절의 기량에 많이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대회가 열린 '클럽 데 골프 멕시코' 코스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2008년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것을 비롯해 2012년과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박인비도 2015년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타이틀을 거머쥔 경력이 있지만 익숙치 않은 매치플레이 방식에 고전하며 아쉽게 대회를 마쳐야 했다.
'슈퍼루키' 박성현(24·KEB하나은행)도 최운정(27·볼빅)을 꺾고 올라온 산드라 갈(독일·73위)에게 덜미를 잡히며 LPGA 투어 데뷔 첫 승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첫 홀부터 보기를 범한 박성현은 초반 4개 홀을 모두 내주며 끌려갔다. 6, 7번 홀을 챙기며 격차를 좁히는 듯 했으나 9번 홀(파4) 보기에 그치며 3홀 차로 벌어졌다.
패배 위기에서 박성현은 15번 홀(파4)에서 버디에 성공하는 집중력을 발휘했지만 더는 따라 붙지 못하고 마지막 18번 홀을 남기고 짐을 싸야만 했다.
LPGA 투어 통산 5승의 김세영은 재미교포 다니엘 강(25·55위)을 상대로 2개 홀을 남긴 상황에서 3홀 차로 앞서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김세영은 2번 홀(파5)을 먼저 내줬지만 곧바로 동점을 만든 뒤 7번 홀까지 2타 차로 앞섰다. 이후 13, 14번홀을 연속해서 가져오며 4홀 차로 격차를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투어 통산 2승의 허미정은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20위)과 20번째 홀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리하며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반면 신지은(25·한화·41위)은 최근 상승세가 뚜렷한 크리스티 커(미국·14위)에 3개 홀을 남기고 4홀 차로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경기를 내줬다.
자매 대결로 관심을 모은 태국의 에리야 쭈타누깐(3위)과 모리야 쭈타누깐(57위)의 승부에서는 동생 에리야 쭈타누깐이 언니를 꺾고 16강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재미교포 제니퍼 송(28)을 제압했고, 디펜딩 챔피언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23위)와 브룩 헨더슨(캐나다·13위)도 대회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조익한 기자 ik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