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지진 2주년…현지 기대봉사단 박재면 목사 “복구 미흡 안타까워”

입력 2017-05-06 00:37

네팔 신두팔촉은 2015년 4월에 발생한 네팔 대지진 큰 피해지역중 한 곳이다. 2년이 지났지만 복구는 더뎌보였다. 군데군데 무너진 주택들이 아직도 재건축되지 못했다. 

지난달 21일 한국 기아대책 스텝들과 함께 신두팔촉내 바데가웅을 방문한 네팔 기대봉사단 박재면(58) 목사는 “현재 복구 율이 20%밖에 안 된다”면서 “정치 외교 등 여러 요인으로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박 목사는 지난 1999년부터 네팔에서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네팔 간다키 구 고르카 현에서 발생한 지진은 진도 7.8규모로 1934년 네팔-비하르 지진 이후 가장 컸다. 네팔 중국 인도 등에서 84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고 네팔에서 6000여명이 사망했으며 이중 상당수가 신두팔촉에서 피해를 입었다. 바데가웅은 흙집이 많아 상대적으로 인명피해는 적었지만 대부분의 집들이 무너졌다.

박 목사는 “주택 재건축을 돕기 위해 기아대책이 인근에 벽돌공장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 벽돌은 흙과 시멘트를 섞어 만드는 것으로 벽돌 위 아래에 홈이 있어 끼울 수 있다. 홈 사이에 철근을 넣으면 더 견고해진다. 박 목사는 “벽돌 자체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며 “곧 이 지역에 이 벽돌을 무상으로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을 주민 찌런지비 어짜리여(46)씨는 “기아대책이 벽돌을 공급하기 시작하면 주택복구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목사는 지진 발생 당시 기아대책 긴급 구조원으로 현지에 급파됐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한국에 나와 있었다. 토요일에 지진 소식을 접하고 월요일에 겨우 비행기 표를 구해 현지로 향했다. 그는 “시신이 길가에 널브러져 있고 마치 전쟁터 같았다”고 기억했다. 그는 신두팔촉을 중심으로 5450가구에 식량팩과 모기장을 전달했다. 담요 2000개와 점퍼 6000여개를 지원했다. 또 천막 등을 제공하고 방역작업도 했다.

박 목사는 “네팔에서는 당시 기독교가 유례없이 부흥하고 있었다”며 “그래서 이곳에 파송된 선교사들은 복음의 불씨가 사라지지 않게 해달라고 많이 기도했다”고 했다.

그 불씨는 네팔교회의 섬김을 통해 나타났다. 박 목사는 이것이 네팔 교회의 힘이라고 했다. “처음에 우리는 네팔교회를 중심으로 도우려고 했어요. 하지만 네팔 성도들은 자신들보다 비기독교인들을 먼저 도와달라고 했어요. 네팔 성도들도 피해 주민들을 돕기 위해 팔을 걷었어요.”

박 목사는 “그 때문인지 지금 네팔 교회는 이전보다 더 든든히 섰다”고 했다. 그는 “네팔 복음화율이 보통 1%안팎이라고 하는데 아마 5%가 넘었을 것”이라며 “실제 주변에 교회들이 많아졌다”고 기뻐했다. 

그는 “현재 가장 급한 것은 식수 공급”이라며 “지진이후 지각이 변하면서 수원이 더 아래로 내려갔다고 한다”고 했다. 그는 “네팔 주민들이 심각한 물부족을 겪지 않고 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신두팔촉(네팔)=글·사진 전병선 기자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