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교수팀이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세계 최초로 순수 복강경 간기증 수술 100례를 돌파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해 11월, 서 교수팀이 간암이 재발한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 절반을 기증한 봉송이(28·여·싱어송라이터·사진 오른쪽) 씨를 대상으로 복강경 생체 간 부분절제 수술을 시술하는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수술 후 6개월째인 현재 봉씨 부녀는 급성기 거부반응 위험을 모두 극복하고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료기관이 복강경만으로 생체 기증자의 간을 부분 절제하는 수술에 100례 이상 성공하기는 세계적으로 서 교수팀이 처음이다.
“아빠를 위해 선뜻 나서긴 했는데 간기증을 하면 배에 상처가 크게 남는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어요. 환자인 아빠도, 주변에서도 만류했어요”
지난해 11월, 세번째 간암이 재발한 아버지 를 위해 자신의 간 절반을 기증, 수술을 받은 봉송이의 말이다.
봉씨는 현재 처음 주위의 우려와 달리 건강을 완전히 회복, 대전에서 싱어송라이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간기증 수술을 받으면 복부에 큰 절개 흉터가 남을 것 같지만, 봉씨의 배에선 흉터를 찾아보기 힘들다. 과거 기증자의 간 일부를 들언내기 위해 L자 형으로 복부를 크게 절개했다가 봉합하는 방식을 쓰지 않고 복강경을 이용, 수술 흉터를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복강경을 이용 간절제수술을 하면 복부에 1~2㎝ 크기의 창을 많아야 3~5개, 적을 경우 배꼽 부위에 단 한개만 뚫고 시술이 가능해 수술 후 흉터가 눈에 거의 띄지 않는다.
그동안의 간기증 수술은 복부에 크고 작은 자국을 남겼고, 기증자에게는 신체적으로는 물론 심적으로도 평생동안 큰 상처로 남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간기증 수술에서 복부에 0.5~1.5㎝짜리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내고, 카메라와 각종 기구를 넣어 간을 절제한 후 배꼽 아래 피부를 절개해 간을 꺼내는 ‘순수 복강경 간기증 수술’이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복강경 수술을 통해 절개 부위는 속옷에 완전히 가려지고 복부의 상처 크기도 작아 미용적으로 뛰어나다. 또한 통증이 훨씬 적고 회복이 빨라 일상으로 복귀하는 시간이 단축된다.
그럼에도 의료진에게 복강경 간절제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돼 매우 불편하고 복잡할 수 밖에 없다. 많은 병원이 기존의 복부절개를 시행하고 있는 이유다.
서경석 교수는 “대부분 수술을 ‘순수 복강경 간기증 수술법’으로 진행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서울대병원이 유일하다”며 “의료진 입장에서는 개복수술이 편하지만 복강경 수술로 기증자의 헌신적 희생정신에 보답을 하고 싶다. 이러한 노력이 장기기증 활성화에도 일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