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양강구도’ 확신? 막판 승부수… 문재인에 끝장토론 제안

입력 2017-05-03 15:40 수정 2017-05-03 16:03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3일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에서 경찰관들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양자 끝장토론을 제안했다. 자유한국당 산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의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지지율 2위로 올라선 자료를 앞세워 문 후보와 ‘양강구도’를 주장하면서다.

 홍 후보는 3일 페이스북에 “이제 양강구도로 갔다. (대통령 선거일인) 오는 9일 국민의 판단을 돕기 위해 대한민국 모든 현안을 놓고 문 후보에게 끝장토론을 제안한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으로 좁혀졌다. 이 위급한 대한민국을 수습할 적임자가 누구인지 국민에게 마지막 판단을 구하기 위해 양자 끝장토론을 제안한다”고 적었다.

 여의도연구원은 이날 자체적으로 진행한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이 자료에서 문 후보는 지지율 39.4%로 1위, 홍 후보는 24.9%로 2위를 각각 기록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20.1%,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6.4%,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4.5%로 뒤를 이었다.

 이 자료만 놓고 보면 홍 후보는 안 후보를 4.8% 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2위로 올라섰다. 문 후보와 격차는 15% 포인트 안으로 좁아졌다. 홍 후보가 문 후보와 ‘양강구도’를 주장한 이유다.

 여의도연구원은 자유한국당 산하 싱크탱크다.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여의도연구원 홈페이지에도 이 자료를 게재했다.

 여론조사 주체와 공표 시점을 놓고 일각에서 논란이 불거졌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정당 산하 기관이 자체적으로 대선후보 여론조사를 진행해 공표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여의도연구원은 지난 1~2일 전국 19세 이하 성인 남녀 2182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유·무선전화(유선 49.7%·무선 50.3%), 자동응답전화(ARS)조사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1% 포인트, 응답률은 2.3%(유선 2.2%·무선 2.4%)다.

 홍 후보가 문 후보에게 양자 끝장토론을 제안한 이유는 일주일도 남지 않은 대선레이스에서 양강구도를 굳히고 지지율 반등을 노리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다만 문 후보가 이 제안을 수락할지는 미지수다.

홍 후보는 이날 오후 방문한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에서 “언제 어디서 어떤 식으로든 다 받겠다. 밤새도록 하자고 해도 받겠다. 하지만 문 후보가 겁을 내고 나에게 못 대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