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양자 끝장토론을 제안했다. 자유한국당 산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의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지지율 2위로 올라선 자료를 앞세워 문 후보와 ‘양강구도’를 주장하면서다.
홍 후보는 3일 페이스북에 “이제 양강구도로 갔다. (대통령 선거일인) 오는 9일 국민의 판단을 돕기 위해 대한민국 모든 현안을 놓고 문 후보에게 끝장토론을 제안한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으로 좁혀졌다. 이 위급한 대한민국을 수습할 적임자가 누구인지 국민에게 마지막 판단을 구하기 위해 양자 끝장토론을 제안한다”고 적었다.
여의도연구원은 이날 자체적으로 진행한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이 자료에서 문 후보는 지지율 39.4%로 1위, 홍 후보는 24.9%로 2위를 각각 기록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20.1%,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6.4%,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4.5%로 뒤를 이었다.
이 자료만 놓고 보면 홍 후보는 안 후보를 4.8% 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2위로 올라섰다. 문 후보와 격차는 15% 포인트 안으로 좁아졌다. 홍 후보가 문 후보와 ‘양강구도’를 주장한 이유다.
여의도연구원은 자유한국당 산하 싱크탱크다.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여의도연구원 홈페이지에도 이 자료를 게재했다.
여론조사 주체와 공표 시점을 놓고 일각에서 논란이 불거졌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정당 산하 기관이 자체적으로 대선후보 여론조사를 진행해 공표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여의도연구원은 지난 1~2일 전국 19세 이하 성인 남녀 2182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유·무선전화(유선 49.7%·무선 50.3%), 자동응답전화(ARS)조사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1% 포인트, 응답률은 2.3%(유선 2.2%·무선 2.4%)다.
홍 후보가 문 후보에게 양자 끝장토론을 제안한 이유는 일주일도 남지 않은 대선레이스에서 양강구도를 굳히고 지지율 반등을 노리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다만 문 후보가 이 제안을 수락할지는 미지수다.
홍 후보는 이날 오후 방문한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에서 “언제 어디서 어떤 식으로든 다 받겠다. 밤새도록 하자고 해도 받겠다. 하지만 문 후보가 겁을 내고 나에게 못 대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