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대규모 탈당 사태'를 겪은 2일 열린 TV토론회에서 위로와 비아냥을 동시에 들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힘내시라'고 응원한 다음,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전한 탈당 의원의 뒷말을 들어야 했다. 서로 다른 내용의 말이었지만, 그 말을 듣은 유승민 후보는 어두운 표정은 같았다.
이런 상황은 토론회가 거의 끝나갈 무렵 나왔다. 심상정 후보는 바른정당을 탈당하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를 선언한 13명 의원을 향해 "유승민 후보는 가슴이 아프겠지만 오늘 바른정당 의원들이 자기당 후보가 지지율이 낮다고 해서 버리고 도주했다. 집에 불을 지르고 야반도주한 격"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전 정치철새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이런 식으로 경우 없는 정치 행태는 정말 기가 막히다"라며 "제가 다 분했다"고 했다.
심 후보는 "이분들에게 진짜 말하고 싶다. 그렇게 살지 말고 정계 은퇴 하시라"며 "유승민 후보 힘내시라, 이런 말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런 말을 듣던 유승민 후보는 입술을 다물고 시선을 둘 곳을 찾는 듯 여러 곳을 쳐다봤다.
심상정 후보의 위로를 들은 유승민 후보는 곧바로 홍준표 후보에게 질문을 던졌다.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냐"는 말로 시작한 유승민 후보는 "홍준표 후보는 흉악범을 사형 집행해야 한다고 하는데 성폭력범은 어떠냐"는 후속 질문을 던졌다.
홍준표 후보 자서전에 나온 '돼지발정제' 일화를 문제 삼은 것이다.
홍준표 후보는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다' '그런 식으로 비열하게 하면 안 된다'며 불쾌해했다.
이어 홍준표 후보는 "바른정당 의원들을 만나보니까 후보가 덕이 없어서 도저히 대선을 못 치르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당 의원들이 유 후보 덕이 없다고 14명이나 뛰쳐나오지 않느냐, 그 단속이나 잘하라"고 쓴소리했다.
유승민 후보는 홍준표 후보 쪽을 쳐다보면서 씁쓸한 표정을 보였다.
그러면서 "대구가면 유승민 후보는 배신자로 돼 있어서 정치하기 어렵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정책적으로 인간적으로 배신했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후보도 "성범죄 강간 미수를 한 후보가 다른 후보를 비방할 자격이 있냐"고 쏘아붙였다.
두 후보의 날 선 비방에 진행자가 나서 "서로 비방하는 말은 자제해 달라"며 제지했다.
심상정 후보의 위로의 말과 유승민 후보와 홍준표 후보간 격정 토론은 아래의 영상 2시간 39분 40초 가량에서 부터 볼 수 있다.
19대 대통령 선거 5당 후보들은 이날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사회 분야 3차 토론회에서 국민통합 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대선 전 마지막 토론회였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