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은 ‘세계 난소암의 날’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난소암 환자는 1만6172명으로 자궁경부암 환자(5만4603명)에 이어 부인암 중 두번째로 흔한 암이다. 5년 생존율은 80.3%에 달하는 자궁경부암과 달리 난소암의 5년생존율은 61.9%로 훨씬 낮다.
난소암의 5년생존율이 낮은 이유는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는 데에 있다. 난소는 골반 안쪽에 위치해 있어, 위내시경이나 자궁경부암 검사처럼 장기를 들여다보고 바로 조직을 채취할 수 있는 검진 방법이 아직 없다.
난소암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릴 만큼, 암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대부분 암세포가 난소를 넘어 다른 곳으로 퍼지는 3~4기에 나타난다. 실제 국내 난소암 환자의 70% 이상은 종양이 다른 기관으로 퍼지는 3기 이후에 진단되고 있다. 이 시기에 발견될 경우 5년 생존율은 30%도 채 되지 않는다.
더불어 난소암의 주요 증상이 복통∙복부팽만∙소화불량∙질 출혈 등 비특이적인 징후인데, 난소암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40~50대(53%)들은 이를 단순한 소화기 불편감이나 노화로 인한 신체 변화로 여겨 암을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도 많다.
김윤환 이화여대여성암병원 재발성부인암센터장은 “난소암은 특별한 증상 없이 찾아오고 증상이 있더라도 다른 소화기계 이상으로 오인해 조기 발견이 쉽지 않아 다른 여성암에 비해 생존율이 낮다”며 “암이 난소에만 있는 1·2기에는 70~90%에 가까운 완치율을 보이므로, 증상이 없더라도 가족력이나 유방암 발병 경험이 있는 고위험군, 40대 이상의 폐경 후 여성은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다수의 난소암 환자에 해당하는 3기 이상의 환자들은 치료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환자의 건강 상태와 임신 계획 여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흔히 수술을 통해 종양을 최대한 제거한 후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로 남은 종양을 제거한다.
난소암은 다른 암보다 항암제 효과가 좋은 편에 속하지만, 문제는 치료를 시행해도 전이가 잘되는 암이라 2년 이내에 재발하는 경우가 약 80%로 매우 높다. 따라서 완치 판정을 받았다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검진을 비롯한 철저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