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바른정당 탈당? 어떤 구도라도 자신 있다"

입력 2017-05-02 16:21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일 “어떤 대결구도가 펼쳐져도 정권교체에 자신 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으로 ‘보수 대결집’ 불이 댕겨지자 지지층을 향해 ‘정권교체’ 당위성을 재차 강조하며 독려에 나선 것이다. 문 후보 측은 표류하는 중도·보수의 움직임에 촉각을 기울이며 지지층 표심 다잡기 방안 마련에 나섰다.

문 후보 측은 일단 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이 문 후보 지지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진보 세력은 대부분 표심을 드러낸 상태고, 부동층 상당수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안 후보로 이동했던 보수층이나 침묵하는 보수층이 홍 후보에게로 쏠릴 경우 선거 막판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 후보 측은 이 때문에 보수 결집을 문 후보 지지층 결속력을 높이기 위한 요인으로 활용했다. 우상호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숨겨진 보수가 총결집하면 결과를 알 수 없는 판으로 갈 수 있다. (보수 결집이) 종반전 최고 변수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 후보 지지율이 30~40% 박스권에 갇혀 있다. 여론조사 추이만 보고 낙관할 수 없고, 추가상승도 만만치 않다”며 “문 후보에게 절대적 지지를 보내 개혁동력을 만들어주시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 송영길 선대위 총괄본부장도 “부패기득권 세력은 권력 기회 앞에서 게을러 본 적이 없다. 무섭게 결집하고 있다”며 “압도적 지지로 대한민국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안정적 1강 구도’ 분위기가 각인될 경우 지지자들의 투표 참여 의지가 옅어지거나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지지하는 흐름이 생길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우리 지지자들이 정권교체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심 후보를 찍어 표가 분산되는 게 가장 우려스럽다”며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가 적폐를 확실하게 청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우 위원장은 “정의당 지지는 다음 선거에 하셔도 괜찮을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

선대위는 내부적으로 득표 전략을 재점검하고, 표심을 자극할 수 있는 언행은 최대한 자제하는 등 긴장감도 키웠다. 또 필수요원을 제외한 선대본부 전원을 현장에 투입키로 했다.

문 후보는 ‘완전한 정권교체’를 다시 꺼내들었다. 그는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 구도는 촛불민심과 함께 하는 정권교체냐, 아니면 부패기득권 세력의 정권연장이냐 하는 것”이라며 “(반문연대는) 두렵지 않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문 후보는 “적폐청산과 통합은 동전의 앞뒷면처럼 함께 가는 것”이라며 대선 이후의 안정감도 강조했다. 문 후보는 특히 “대통합정부 구성을 위해 진영을 가리지 않겠다. 합리적 진보부터 개혁적 보수까지 다 함께 할 수 있다”며 “필요하다면 국민추천제를 통해 널리 추천받을 생각”이라고 했다. 또 “선거가 끝나고 나면 자유한국당도 함께 협치해야 할 대상”이라고 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