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딸 안설희 "아빠, 소매 걷은 모습 멋있어" 영상편지

입력 2017-05-02 13:49 수정 2017-05-02 14:05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딸 안설희(29)씨가 부모의 29번째 결혼기념일을 맞아 동영상 편지를 공개했다.

1일 안 후보 유튜브 공식 채널에는 ‘안철수 후보 딸 안설희씨가 부모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서 국민의당을 상징하는 녹색 스카프를 목에 두른 채 등장한 설희씨는 정치인 아버지를 둔 어려움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설희씨는 “이렇게 본격적으로 사람들 앞에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처음”이라며 “특별한 시기에 맞이하는 결혼기념일인 만큼 외동딸인 나도 조금 특별한 방식으로 축하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설희씨는 “정치인의 길을 걷겠다는 선택이 딸의 인생에 지나치게 영향을 끼칠까 염려해 늘 개인으로 지낼 수 있도록 아버지가 지켜줬다”면서도 “하지만 2012년부터 나는 알고 있었다. 아버지의 결단에 대해 나 역시 나름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적어도 그때부터 나는 페이스북이나 다른 소셜미디어를 쓴 적이 없다”며 “사실 그런 것 쓰는 걸 되게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리 내가 노력해도 사람들은 안설희 보다는 안철수의 딸로 본다”며 “내가 무언가 해내면 내가 얼마나 그것을 위해 노력해 왔는지는 상관없이 마치 내가 안철수의 딸이어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하지만 안철수의 딸이라는 것이 안설희의 부정할 수 없는 한 부분임을 대학원에 들어가고 나서 어느 순간부터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며 “피하기보다 자랑스럽게 생각하기 위해 오늘 온전히 나의 선택으로 공개적으로 부모님께 편지를 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설희씨는 또 “나는 이 길을 계속 가면서 한 사람의 당당한 여성 과학자로 살아가고 싶다”며 “어떤 면에서는 내가 아버지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꿈도 꾼다”고 당차게 말했다. 현재 그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수학과 화학 전공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아버지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도 담았다. 설희씨는 “아버지를 너무 사랑하기에 아버지를 정치적으로 냉정하게 평가할 순 없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에 가장 필요한 것은 도덕성을 갖춘 지도자, 뒷모습까지도 아름다운 지도자, 공정한 세상을 만들 지도자이고 안설희의 아버지 안철수가 바로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대전에서 후보 수락연설 당시 아버지가 ‘국민에게 도와달라고 손 내미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도와드리겠다고 손 내미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했던 연설이 나에게는 큰 감동이었다. 소매 걷은 모습도 멋있다”고 말했다. 

영상 마지막에 설희씨는 “문득 옛날에 아버지랑 하루에 아이스크림을 몇 개씩 경쟁하듯 먹었던 기억이 난다. 선거 끝나고 나면 아이스크림 사드리겠다”면서 “내 이야기가 사람들로부터 어떤 반응을 얻을지 조금 두렵기도 하지만 내 선택이니까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버지가 여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나도 기대한다”고 응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