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바른정당 의원들의 지지에 고무된 듯 ‘용서’를 말했다. 당의 전신인 옛 새누리당에서 떨어져 나간 바른정당 의원들을 모두 포섭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만큼은 예외로 뒀다.
홍 후보는 2일 아침 8시40분 페이스북에 “TK(대구·경북) 민심은 바른정당 모든 사람을 용서하지만 유승민 후보 만큼은 절대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전날 밤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신을 만나 보수진영 단일화를 논의했던 바른정당 의원들이 탈당을 놓고 회의를 시작할 무렵이었다. 유 후보가 국회로 출근하면서 만난 기자들에게 대선레이스 완주 입장을 재확인한 시점도 그때였다.
바른정당 김성태 장제원 황영철 권성동 홍문표 이진복 김재경 박성중 김학용 여상규 홍일표 박순자 이군현 의원은 이날 아침 국회 의원회관에서 탈당을 결정하고 홍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당초 탈당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됐던 정운천 의원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바른정당 의석수는 모두 32석이었다. 의원 13명의 탈당으로 의석수는 19석으로 줄었다. 탈당 의원들이 자유한국당으로 입당하면 헌정 사상 처음으로 ‘보수 개혁’을 외치며 진영을 양분한 바른정당은 존폐 기로에 놓일 수 있다. 유 후보의 일주일 남은 대선레이스가 더 험난해진 이유다.
반면 홍 후보는 바른정당 의원들의 지지 선언으로 탄력을 받은 모습이다. 페이스북에 바른정당 의원들에 대한 ‘용서’를 언급한 이유는 대선레이스 막판 보수진영을 결집해 지지율 반등을 노리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되고 있다.
홍 후보는 페이스북에 “(보수진영이) 이미 국민의사로 단일화가 됐다. 언론에서 단일화를 운운하는 것은 우리(보수진영)의 힘을 빼려는 저의가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