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남은 19석도 위태… 유승민의 ‘고독한 투쟁’

입력 2017-05-02 10:29 수정 2017-05-02 10:52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2일 아침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대통령 선거일을 일주일 앞두고 최대 난관에 부딪혔다. 보수진영 단일화를 요구한 당내 의원 13명이 탈당을 선언했다. 바른정당의 남은 의석은 19석. 추가 탈당 움직임도 있어 유 후보의 ‘고독한 투쟁’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김성태 장제원 황영철 권성동 홍문표 이진복 김재경 박성중 김학용 여상규 홍일표 박순자 이군현 의원은 2일 아침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갖고 탈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도 선언했다. 당초 탈당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됐던 정운천 의원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정운천 의원을 포함한 14명의 바른정당 의원들은 지난 1일 밤 이곳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만나 보수진영 단일화 등 연대 방안을 논의했다. 유 후보가 보수진영 단일화 거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이들은 탈당을 확정하고 홍 후보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앞서 유 후보는 이날 아침 국회로 출근하면서 당내 집단 탈당 움직임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는 “(보수진영) 단일화 요구는 주호영 당 원내대표가 홍 후보 측에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그 쪽에서 거절했다”며 “나는 그렇게(양측 모두 거절한 것으로) 듣고 있다”고 밝혔다.

대선레이스 완주 여부를 묻는 기자들에게 “네, 네”라고 짧게 답했고, 앞으로 일주일 남은 일정에 대해선 “오늘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경찰들을 격려하고, TV토론을 준비하겠다”며 “내일부터는 TV토론도 끝난다. 전국을 다닐 것”이라고 했다. 원내 네 번째 규모 정당의 단독 후보로서 대선레이스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바른정당 김성태(왼쪽) 황영철(가운데) 이진복 의원이 2일 아침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바른정당 장제원 의원이 2일 아침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바른정당 의석수는 모두 32개였다. 의원 13명의 탈당으로 의석수는 19개로 줄었다. 탈당 의원들이 자유한국당으로 입당하면 헌정 사상 처음으로 ‘보수 개혁’을 외치며 진영을 양분한 바른정당은 존폐 기로에 놓일 수 있다. 유 후보의 일주일 남은 대선레이스가 더 험난해진 이유다.

추가 탈당 움직임도 있다. 박순자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기자들로부터 추가 탈당 의원들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4명 정도(더 있다)”라고 답했다. 박 의원의 말대로라면 바른정당 의석수는 출범 당시의 절반 이하 규모로 줄어든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