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지구온난화를 부정해온 칼럼니스트를 고용하자 뉴욕타임스 구독을 중단하는 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새로 채용된 칼럼니스트 브렛 스티븐스의 첫 칼럼이 뉴욕타임스 오피니언면에 게재된 직후부터 절독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때문에 지구온난화 현상이 나타난다는 학설은 찬반 양론이 맞서 오다 2015년 유엔 기후변화협약인 '파리 협정' 체결로 사실상 과학적 공인을 받은 상태다. 브렛 스티븐스는 이 주장을 부정해온 대표적 논객이었다. 그는 온난화의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보는 '기후 불가지론자'로 분류된다.
그는 첫 칼럼에서 '확신(certitude)'을 언급하며 "지난해 대선 당시 힐러리가 승리하리라던 지지자들의 '확신'과 지구온난화에 대한 기후 과학자들의 '확신'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썼다. 여론조사 수치에 매몰돼 다른 신호를 놓친 채 힐러리의 승리를 확신했던 것처럼 기후변화도 현장의 진짜 신호를 놓치고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비판 여론이 일자 뉴욕타임스의 퍼블릭 에디터는 "좌파 성향의 평론가들"의 말이라며 스티븐스를 두둔했다. 이에 기후과학자 마이클 맨이 SNS에서 뉴욕타임스를 상대로 '#ShowYourCancellation(절독합시다)'란 해시태그 운동을 시작했다.
스탠퍼드대 기후학자 켄 칼데이라, 해양과학 연구자 스테판 람스토흐 등 유명 학자들이 뉴욕타임스에 실망을 드러내며 절독 운동에 가세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