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대북 안보관을 놓고 공세를 펼치는 보수진영을 향해 “색깔론과 종북몰이에도 지지율이 갈수록 상승한다. 이제 국민도 속지 않는다. 이놈들아!”라고 맞받았다.
문 후보는 30일 집중유세를 위해 찾아간 충남 공주대에서 “선거철이 되니 색깔론, 종북몰이가 시끄럽다. 지긋지긋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부터 북한 주적론, 노무현정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의 책임론을 놓고 자신을 공략하는 보수진영 경쟁자와 지지자들을 향한 외침이었다. 그는 “오히려 안보에서 믿을 후보는 문재인 뿐”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드 비용 10억 달러’ 요구를 쟁점으로 앞세웠다.
문 후보는 “(미국이 사드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처음에 우리가 부지만 제공하면 될 것처럼 하더니 선거 국면에서 슬그머니 먼저 보내놓고, 이제는 돈 내라고 한다”며 “왜 이렇게 됐는가. 주요 정당 대통령 후보라는 사람이 ‘사드 배치는 국회 비준이 필요 없다. 무조건 성해야 한다’고 하니 ‘그러면 돈도 내라’는 식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정부가 비용 부담 문제에서 국민을 속인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하고 “(정부가 사드 배치와 관련해) 국민에게 정직하게 말하지 않았다는 의혹부터 배치 과정까지 새 정부는 다시 살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충청권 표심에 적극적으로 구애했다. 공주의 옛 지명이 웅진, 우리말로 ‘곰나루’였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문을 거꾸로 하면 곰, 곰을 거꾸로 하면 문이다. 뭔가 통한다. 곰곰이 생각하면 문재인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성과 지명을 활용한 농담조의 발언, 이른바 ‘아재 개그(중장년 남성의 유머)’였다.
그는 “내가 지금 많이 앞서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양강구도도 무너졌다.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충청에서 제대로 한 번 도와주시겠는가. ‘이번에는 문재인이여’ ‘그려 문재인으로 혀’ 이게 맞는가”라고 충청도 사투리를 활용해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