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작별을 고한 아이들을 위해" 윤태호 작가 눈물의 찬조연설 영상

입력 2017-04-30 06:37 수정 2017-04-30 06:38

웹툰 미생의 윤태호 작가가 문재인 후보 찬조연설에서 눈물을 흘려 화제다. 그는 지지연설 중 세월호 참사를 언급했다. 그 과정에서 감정이 복받치는 듯 울먹였다.

29일 방송된 제19대 대통령선거 방송연설 더불어민주당 편에 윤태호 작가가 출연했다. 이날 윤 작가는 자신의 히트작품인 ‘미생’과 ‘내부자들’의 탄생 비화를 설명하며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꼬집었다.




윤 작가는 직장생활을 해 본적 없는 자신이 미생을 집필할 때 플롯을 만드는 것을 포기했다고 고백했다. 그저 바둑만 두던 장그래의 입장에서 낯선 직장생활을 서술했다고 했다. 플롯은 독자들을 감동시키기 위해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윤 작가는 “미생을 쓰면서 감동적 플롯이 나오지 않았듯 정치도 테크닉을 뛰어넘고 정치공학을 뛰어넘는 깊고 진실한 테마 없이 국민을 감동시킬 수 없다”며 “우리 정치가 얄팍한 정치 공학을 포기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내부자들은 상상만으로 그렸다고 말한 윤 작가는 “대중들은 개, 돼지입니다. 적당히 짖어대다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라는 대사가 현실에서 나왔다”며 “사건이 보도되고 전화가 불이 났다. 소름이 돋았다. 내 상상이 대한민국의 현실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재인 후보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문 후보와)토크콘서트를 할 때 (문 후보는) 자신의 공약을 나열해야 할 시간에 게스트에게 발언권을 주고 귀를 기울였다”고 말한 윤 작가는 “문 후보 주변 사람들도 모두 자연스럽게 자기 일을 했고, 문 후보 주변을 도열하거나 90도로 인사하지 않았다. 예스맨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실험에 대해 설명한 윤 작가는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며 결국 눈물을 보였다. “배가 완전히 침몰된 후 아이들이 보냈던 문자 메시지가 인터넷에 공개됐다”며 “아이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미안함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고 사랑한다며 작별을 고했다. 그 문자를 보며 사고실험을 당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감정이 복받친 듯 한 참을 말을 잇지 못하던 윤 작가는 “내 아이들의 목소리가 겹쳐서 들렸다”며 “나뿐 아니라 그 장면을 본 사람들이이라면 세월호에 갇힌 내 가족, 친구, 후배를 상상하며 몸서리를 쳤을 것이다. 이 뜻하지 않은 사고 실험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말했다.

이런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은 것은 지난 겨울 광장에서였다고 말한 윤 작가는 “매번 광장에 함께 했던 문재인 후보를 떠올린다”며 “광장의 함성을 귀로 듣고 국민의 힘을 눈으로 확인하며 어금니를 깨물었던 그가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지 상상해본다. 흔해 빠진 단어 정의가 아니라 낯설고 신선해진 정의가 우리 앞에 놓이는 세상을 그려본다”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