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기습 배치에 통곡하는 할머니, 웃으며 영상 찍는 미군 (영상)

입력 2017-04-28 13:50 수정 2017-04-28 14:12

경북 성주에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가 기습적으로 배치되던 날 소성리 주민들은 항의하며 통곡했고, 주한미군은 이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웃었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결성한 ‘사드 저지 소성리 상황실’은 27일 유튜브에 ‘웃고 영상 찍는 미군, 소성리 할매의 통곡’이라는 제목의 3분24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지난 26일 새벽 사드 핵심 부품을 실은 주한미군 트럭이 사드 배치 부지인 롯데 성주골프장에 진입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영상을 보면 방패를 든 경찰이 주민들을 막는 사이 주한미군 트럭들이 차례로 골프장으로 들어간다. 주민들이 이를 막기 위해 격렬하게 항의해보지만 트럭들은 경찰이 터 준 길로 줄지어 지나간다.


카메라는 경찰에 밀린 주민들과 지나가는 미군 트럭을 오가다 트레일러 조수석을 클로즈업한다. 이때 조수석에 탄 미군 병사가 웃으면서 휴대전화로 이 장면을 촬영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어 한 할머니가 항의하며 경찰에 물을 뿌리는 장면이 나온다. 이 할머니는 항의하다 탈진해 쓰러진 다른 할머니 곁에서 “아이고 우야꼬, 사람 다 죽인다”라고 통곡한다.


이 영상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분노했다. 한 주민은 “마치 우리를 비웃는 것 같아 분통이 터진다. 참담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사드철거 성주투쟁위원회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주한 미군 사령관과 웃으며 영상을 찍은 미군은 소성리 마을에 와서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