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사드 비용 10억달러 내야…한미FTA 재협상 아님 폐기"

입력 2017-04-28 11:08 수정 2017-04-28 13:5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한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방어 대가로 10억 달러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끔찍한(horrible)' 협정이라고 표현하며 "재협상 하거나 종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로이터 인터뷰는 취임 100일을 맞아 백악관 집무실 '오벌 오피스'에서 42분간 진행됐다. 글로벌 이슈에 초점이 맞춰졌고 대만,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등이 거론됐다.

로이터 통신이 꼽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발언 6가지 중 3가지가 한반도에 관한 것이었다. 북한 문제를 특히 강조했고, 한국에 관한 발언 2가지가 포함됐다. 그 두 가지 발언이 '사드 비용 10억 달러'와 '한미FTA 재협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우리 사드 방어 체계의 비용을 지불하길 원한다"며 구체적인 액수를 "10억 달러"라고 제시했다. 미국이 한국에서 북한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 사드 포대를 배치하느라 비용을 들였으니 이를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또 한미 FTA와 관련해 미국의 무역적자를 거론하며 "끔찍한" 협상이라고 강조했다. '재협상 또는 폐기(renegotiate or terminate)' 하기를 원한다고 구체적인 대응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북한과 대단히 심각한 충돌(major, major conflict)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하지만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를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외교적으로 (북한 문제를) 풀고 싶다. 하지만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도 '혼돈'과 '죽음'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는 좋은 사람이다. 나는 그를 잘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김정은이 이성적이라는 가정 아래 대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김정은은 27세다. 아버지가 사망하고 정권을 물려받았다. 그 나이에 쉽지 않을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에게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 내가 말한 것은 그가 매우 힘든 일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가 이성적이냐 아니냐에 대해선 특별한 의견이 없다. 그가 이성적이길 바랄뿐"이라고 덧붙였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