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연 공동회장인 그는 “두 단체가 ‘이제는 합치는 것이 하나님 앞에 바른 길’이란 인식 아래 2년간 협의한 끝에 통합이 성사됐다”며 “그동안 단체가 달라 어려웠던 선교사 간 교제와 정보교환이 가능해지고 선교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간 행사를 따로 열어왔으나 지난 1월 신년 선교대회는 한기연이란 이름으로 함께 열었다. 분열된 모습이 일소돼 일본교회를 대할 때는 한층 떳떳해졌다.
조 목사는 “분리됐던 선교단체가 다시 통합된 것은 흔치 않은 일로, 다른 나라에 있는 한인 선교사들에게도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 한선협 회장으로 통합 작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한재국(61) 시미즈성서교회 목사는 “통합 추진 과정에 어려움과 진통이 적지 않았기에 결실에 따른 기쁨도 크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한기연의 당면 과제로 선교사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선교역사 정리를 꼽았다. 일본 기독교회의 데이터북을 보면 서양 선교사 관련 데이터는 상세한 반면, 한인 선교사 데이터는 매우 부실해 이를 업데이트하고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 일본 내 한인 대상 선교에 관한 기록은 정리돼 있지만, 일본 현지인을 전도하러온 선교사들에 대한 기록은 제대로 묶여져 있지 않다.
조 목사는 “우리가 이곳에서 어떤 일을 해왔는지에 관한 기록이 없어 너무나 안타깝다”며 “몇 년이 걸리더라도 문서화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목사는 서울에서 교회를 개척해 순탄하게 목회를 해오다 1986년 우연한 일로 일본과 인연을 맺은 뒤 하나님의 강한 부르심을 받고 일본 선교로 방향을 틀었다. 그의 30년 선교 역사를 보면 일본선교전략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가 가와사키에서 개척한 초대그리스도교회는 현재 교인이 300명 이상이며 이 중 3분의 2가 현지인, 나머지가 중국인과 한인이다. 후임 목회자도 일본인 제자를 세울 예정이다. 처음부터 일본인 전도에 매진한 결과다.
개척 초기부터 철저한 토착화를 위해 한국어로 된 서류를 만들지 않았고 구어체로 설교하려고 원고를 처음부터 일본어로 썼다. 이 지역 전도 대상은 대다수가 육체노동자였는데 이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 부활절과 성탄절 등에 자주 파티를 열었다. 조 목사는 “양복 입을 일이 별로 없는 노동자들을 이 동네에서 가장 비싼 호텔로 초대해 평생 잊지 못할 파티를 열어주니 ‘교회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며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 사람은 관계 맺기가 어렵지만 한번 관계를 맺으면 절대로 안 깨뜨리려 한다”며 “일본선교가 힘든 건 사실이나 여기서도 똑같이 회심과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가와사키=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