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하고 술 많이 마시는 여성, 대장암 씨앗 '선종' 위험 높다

입력 2017-04-27 15:58 수정 2017-04-27 15:59

비만이거나 음주를 상대적으로 많이 하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대장암의 씨앗인 '선종'의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선종은 대장 점막에 생기는 혹으로 종양성 용종(폴립)을 말한다. 

 기존에도 체질량 지수(BMI)와 음주는 대장 선종의 위험요인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에 여성에서 그 경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양선영, 김영선 교수팀은 건강검진을 위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1700여명에게 식품 빈도 설문지(FFQ)를 작성하게 해 대장선종이 발견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의 일반적 특성과 식생활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 대상자 중 선종이 발견된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비만 비율은 약 2배 가량, 알코올 섭취량은 약 1.6배 가량 높았다고 27일 밝혔다.

 대장 선종은 시간이 지나면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대장암의 씨앗이라고 불리며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선종의 발생 원인으로는 일반적으로 고령(50세 이상), 남성, 동물성지방의 과도한 섭취, 섬유질 섭취 부족, 칼슘이나 비타민 D의 부족, 굽거나 튀기는 조리방법, 운동부족, 유전적 요인 등이 꼽힌다.

 이번 연구에서도 대장 선종 환자 집단이 발견되지 않은 집단보다 고령이었고 고지혈증과 당뇨의 빈도가 높았다. 여성의 경우 선종 환자 집단의 비만 비율은 22.5%였고 하루 평균 알코올 섭취량은 7.6g(맥주 약 210cc)인 반면 선종이 발견되지 않은 집단의 비만(BMI 25초과) 비율은 11.8%, 하루 평균 알코올 섭취량은 4.8g(맥주 약 130cc)으로 두 그룹 간 차이를 보였다.

 대장 선종과 식생활의 관련성에 대한 분석 결과에서는 여성의 경우 콩 두부 등의 식물성 단백질 섭취량이 많을수록 대장선종의 위험이 낮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양선영 교수는 "한국인의 대장 선종 발생에는 식이섭취 위험요인 보다는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음주 등 위험 요인의 기여도가 더욱 높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대장암 위험 요인으로 흔히 알려진 붉은 육류의 섭취를 줄이고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 외에도 몸무게를 정상 범위로 유지하고 금주와 금연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메디신' 최신호에 실렸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