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인천지역 시민사회에 따르면 26일 오후 2시쯤 영종도제2준설토투기장(이하 제2투기장) 건설현장에서 폐기물처리·매립업체 관계자가 환경운동가인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겸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운영위원장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폭행사건으로 장정구 위원장은 이마와 귀가 찢어지는 상해를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사건발생 후 영종지구대에서 사건진술을 마쳤고, 조만간 경찰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폭행사건은 오염 토양을 불법으로 매립하는 정황을 포착하고 언론기자들과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에 환경부 지침에 의해 정화가 완료된 토양을 반입·매립되도록 관리·감독해야 하는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하 해수청)과 관계당국은 오염토양이 매립되는 사실을 전혀 몰랐거나 방치하면서 이번 폭행사건이 빚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시민단체들은 “제2투기장에 대한 오염토양 불법매립에 대한 전체 조사와 수거 정화 등의 조치를 요구한다”며 “건설현장에 오염토양 반입으로 인한 환경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환경관리계획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폭행사건 발생 장소인 제2투기장에서는 해수침투를 막기 위한 배면토사매립공사가 작년 7월부터 진행중이었다”며 “지난 21일 환경조사 중 배면토사에서 지독한 암모니아 냄새와 연기가 나는 등 오염된 토양이 불법매립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로 인해 인근 갯벌과 해양오염은 물론 제2투기장으로부터 불과 100여m 떨어져있는 수하암에서 번식하고 있는 세계적 멸종위기조류인 저어새의 번식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영종도준설토투기장은 해수청이 인천항 항로수심을 유지하기 위해 갯벌과 모래를 퍼내 매립하는 곳이다.
지금까지 인천은 준설토투기장 건설로 매립된 갯벌면적이 최소1600만㎡로 여의도 면적(250만㎡)의 6배 이상에 달한다.
갯벌을 매립하는 방식의 준설토투기장조성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끊임없이 문제제기해왔다.
그러나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사업을 강행하면서 성토재부족으로 인해 오염토양을 반입해 매립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폭행사건에 대한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요구한다”며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관계당국에도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