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 주민들이 인천시민들이 사용하는 평균 수준의 생활용수를 보급하라며 27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연평도상수도관리운영위원회 이장 대표단은 주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장단을 총사퇴 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물은 인간의 생존을 위한 절대적인 것으로, 국가의 의무인데도 인천시는 ‘주민 사용자 부담’을 주장하며 그 책무를 다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또 “1961년 수도법이 제정된 뒤 현재 마을상수도와 소규모 급수시설은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가 맡고 있다”며 “인천시는 옹진군 마을수도시설 모터고장, 동파, 누수 등 긴급보수 업무만 옹진군에 위임(2017년 예산 2억5000만원)할 뿐 책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천시의 1일 상수도 사용량은 297ℓ”라며 “섬의 상수도 업무는 수십년간 해당 지역의 이장들이 봉사차원에서 운영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인천시 마을상수도 및 소규모급수시설 운영·관리 조례’에 의해 마을 각 이장들로 구성된 ‘연평도상수도관리운영위원회’가 책임 아닌 책임을 지고 있는 현실”이라고 질타했다.
각 마을 이장들이 물 업무를 맡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소연평도의 경우 48가구(약 80명)가 실제로 거주하고 있으나 대부분 노약자로 파악됐다.
2013년까지는 하루에 1시간, 2014년부터는 물이 고갈되어 하루에 30분정도, 2015년도에는 이틀에 한번 1시간으로 제한급수를 하면서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됐다.
주민들은 “식수를 사먹을 가게조차 없는 소연평도는 급기야 2015년부터 지금까지 1.8ℓ 병으로 식수를 공급받아 먹고 있다”며 “2016년부터는 3일에 한번 또는 7일에 한번 여건에 따라 1시간 정도 제한급수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주민들은 이어 “소연평도는 2016년 말부터 2017년 현재까지 지하수 물이 완전 고갈돼 계곡수를 사용해 일주일 1번 20~30분 정도 물이 공급(7톤 정도/일)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소연평도는 식수뿐 아니라 생활용수는 2015년도만 운반선으로 주2회 공급받았으나 이마저도 예산부족으로 2016년부터 현재까지 중단됐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중단된 이후 소연평 주민들이 몇차례 긴급하게 꽃게 운반선에 부탁해 생활용수를 조달한 적도 있다”며 “이마저도 비용상의 이유로 운반 할 수 없게 됐다”고 질타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빨래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연평도 주민들은 “현재 1주일에 2번 대연평도로 보내서 자원봉사자들이 세탁을 해주고 있다”며 “이마저도 이불처럼 큰 빨래만 하고, 옷 등 일상적인 빨래는 인천으로 가지고 나가서 세탁하고 있다”고 따졌다.
소연평도 주민들은 또 “고양이 세수만 하고 있고, 화장실도 물이 없어서 3년째 사용 못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불가피하게 노상에서 해결하고 있고, 악취와 비위생적인 원시적인 생활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분노했다.
대연평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주민들은 “2014년부터 2016년도까지 1일 1시간 제한급수를 한 적도 있다”며 “지금은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1일 2시간 제한급수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연평도 주민들은 또 “비상 시 군부대 물차 도움을 받고 있으나 마을 소방차는 화재진압을 위해 약품처리가 되어 있어서 식수와 생활용수로는 사용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연평도 주민들은 이어 “군부대도 자체 관정을 사용하고 있으며, 물이 부족하여 마을 상수도를 이용한 적이 있다”며 “군부대 관사의 경우도 군부대 관정에서 물을 사용하였으나 물 부족으로 2016년도부터 마을상수도로 변경해 이용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대연평도 상수도 관로도 문제다. 주민들은 노후관로가 붕괴되면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연평도 주민들은 “현재 물탱크(서남부리 1, 중동부리 2, 새마을 1)마다 드림밸브가 미설치돼 청소 시 부유물 처리가 완벽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며 “새마을리 물탱크는 매립형으로 쥐 등 동물이 들어갈 수 있고, 누구나 접근 가능하여 수질오염의 위험성이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대연평도 주민들은 “맴브레인필터 및 활성탄여제 등 정수 여과시설을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지만 예산문제로 연평도상수도관리운영위원회에서 감당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기존 자가로 설치한 소형 관정도 마찬가지이다. 자가 관정 주민들은 지하수 고갈과 수질오염으로 인하여 마을 상수도 연결을 요구하나 관로 미설치, 예산문제 등으로 연결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대연평도의 경우 북한의 포격으로 인해 관로 누수율은 약 40% 정도(2015년도 자체조사)로 조사됐으나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에는 인정을 못한다는 입장이어서 주민들이 제3자 기관에 객관적인 조사를 요구했으나 지금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연평도 주민들은 “2016년에도 주민대표와 상수도본부장 등 25명이 참석해 회의를 통해 노후관로 교체, 해수담수화 설치, 지방상수도 이전 등 주민 요구 사항에 관해 8가지에 관해 합의를 했으나 현재까지 이행에 대해서는 미비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평도상수도관리운영위원회(위원장 신중근)는 식수를 비롯한 생활용수 대책을 즉시 마련해 줄 것을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공식 요구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