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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약식에는 노성훈 연세암병원장, 한상원 기획조정실장, 윤영설 미래전략실장 등 연세의료원 관계자와 ㈜히타치제작소 헬스케어사업 부문의 와타나베 마사야 사장, 나카무라 후미토 지사장(Chief Executive), 이타미 히로유키 사업부장, 후치가미 시게키 부장 등이 참석했다.
윤도흠 의료원장은 이날, “반세기 동안 가장 앞선 암치료법을 선도해 온 세브란스가 꿈의 암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 가속 치료기를 국내 최초로 도입, 난치암 정복에 다시 나서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와타나베 마사야 대표도 그간 축적된 입자선 치료기의 개발, 운영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중입자 치료기가 한국에서도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에 새로 설치되는 히타치사의 중입자 치료기는 3개의 치료실로 구획돼 설치된다. 투입 예산은 기기 도입과 제반 비용을 포함 1600여억원에 이른다.
이 장치는 오는 2020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게 된다.
◇중입자 치료기란?=현재 암 치료에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방사선치료는 X-선을 외부에서 쏘아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방식이다. 많은 기술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주변 정상세포의 방사선 영향으로 치료 부작용과 오랜 치료기간으로 환자와 의료진의 부담이 컸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자 2000년대 초반 상용화되기 시작한 것이 ‘양성자치료기’다. 이는 수소원자의 양성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킨 후,환자 몸 속 암조직에 투사한다. 이때 양성자는 암조직에 도달하는 순간 방사선 에너지를 방출해 암조직을 파괴하는 치료원리를 갖고 있다.
이 양성자 치료기는 기존 X-선 방사선치료에 비해 방사선 노출량도 적고 정밀도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루어 방사선 치료에 따른 환자 부작용을 대폭 경감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성자 치료기는 현재 국립암센터와 동남권원자력병원 등이 가동 중이다.
세브란스병원이 새로 도입하기로 한 중입자 치료기 역시 탄소이온의 중입자를 빛에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킨 후, 환자의 암 속의 암조직에 투사하여 암조직에 닿는 순간 방사선 에너지를 방출해 암세포 DNA 자체를 파괴하고 암조직도 사멸시키는 치료효과를 거두는 원리다.
방사선 량도 양성자 치료에 비해 적은 반면, 양성자에 비해 중입자의 질량이 12배 정도 무거운 특성이 있어 암세포 사멸율은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장점을 근거로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는 ‘암의 명사수’(Sharp Shooters)란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중입자치료 대상은 전체 암 환자의 20%를 차지하는 3대 호발 난치암(5년 생존율 30% 이하)인 폐암, 간암, 췌장암은 물론, 치료가 어려웠던 재발성 직장암, 골육종, 척삭종 등 난치암 치료 그리고 고령의 암 환자들에 대한 비침습적 치료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가 주요 의학학술지에 발표한 바에 따르며 수술이 가능한 췌장암 환자에게 수술전 중입자 치료를 시행한 결과 5년 생존율이 20%이하에서 53%까지 향상되었다.
또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의 경우 항암제와 중입자치료를 병행할 경우 2년 생존율이 10% 미만에서 66%까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기존 방사선 및 양성자 치료횟수가 평균 30회에 이르고 있으나, 중입자치료는 그 절반이하인 12회이다.
치료기간도 보통 5~7주 치료하는 기존의 방사선치료에 비해 중입자치료의 경우 초기 폐암의 경우 1회, 간암 2회, 가장 치료 기간이 긴 전립선암이나 두경부암의 경우 3주 이내에 치료를 완료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국내 암환자들은 수년 전부터 중입자 치료를 받기 위해 독일과 일본으로 원정을 가기도 했다. 그러나 치료비용이 8000만원에서 1억원에 이르는 것이 큰 부담이었다.
세브란스병원은 암 환자들의 이 같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해외원정 중입자 치료 비용의 절반 수준에서 수가를 책정,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